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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 오일쇼크와 중국발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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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 오일쇼크와 중국발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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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 오일쇼크와 중국발 쓰나미
    중동발 오일쇼크와 중국발 쓰나미
    임태섭 경영학 박사·성균관대 SKK GSB 교수

    악화되는 장단기 리스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시작된 페르시아만 분쟁은 이미 3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란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단기적으로 자본시장의 움직임은 시장이 현재 어떤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는가와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과의 괴리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즉, 투자자들은 시장이 너무 안일한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 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게임이론은 전쟁의 조기종식보다는 전쟁의 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중동발 오일 쇼크에 쏠려 있는 사이 중국은 양회를 끝내고 새로운 5개년 경제계획을 발표하였다. 수천 페이지에 걸쳐 나열돼 있는 5개년 계획은 부동산 버블 붕괴의 후유증과 전반적인 수요부진으로 인해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벗어나지 봇하고 있는 중국 정책당국의 고민이 담겨 있다.

    중국은 수출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과잉투자와 내수부진의 디플레이션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앞으로 중국발 상품 쓰나미의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게임이론은 이란전쟁의 격화 예고

    정권 교체를 통한 신속한 분쟁 종식을 원했던 트럼프의 바람과는 달리 이란 정권은 결사항전을 외치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였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 정도가 중단되면서 전세계 경제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떨고 있다.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에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도 급격한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며 고공행진을 하던 코스피 지수도 한 때 20%가량 조정받았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유조선이나 화물선을 실제 침몰시키지 않고도 위협만으로 선주들과 보험사들이 선박 통과를 포기하게 만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상의 시나리오로만 존재하였던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실제로 일어나면서 이란 정권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적 지렛대를 장기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트럼프는 전쟁의 흐름이 본인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면서 이미 나름의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종식하기를 원한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체험하고 있는 이란 정권은 지금의 전략적 지렛대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최대한 이용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의 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기회는 이미 소멸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어야만 하는 전쟁 확대의 옵션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협 봉쇄를 풀 수 있는 효율적인 군사적 옵션은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상군의 투입을 통한 해협 연안의 점령은 상당한 인명피해를 수반할 것이며 연안을 점령한다고 기뢰, 미사일, 드론 등 다양한 위협으로부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보장도 없다. 선주와 보험사들이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될지 의문이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트럼프의 성향으로 보면 현 상황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지상군을 투입하여 이란의 석유 수출기지인 카르그 섬을 점령하거나 군함을 동원하여 해협봉쇄를 풀고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을 전개하여야 하는데 두가지 선택 모두 상당한 모험을 수반한다. 즉 전쟁 종식이 트럼프의 바람과는 달리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전쟁발발 60일인 5월말까지 전쟁이 종료될 가능성은 50% 이하로 떨어졌다.

    중동산 원유의 수출이 막히면서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경제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고 경고한다. 원유의 장기 선물 가격은 약간 상승하였을 뿐이고 현물가격 역시 이전의 오일쇼크에 비해서는 배럴당 100달러 정도에서 일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크게 오르지 않았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이란전쟁이 조만간 종식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는 해협봉쇄 기간에 따라 최대 배럴당 140달러까지도 원유가가 오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유가급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계를 삼킬 듯 몰려오는 중국 상품

    5개년 계획에 담겨진 정책 목표 가운데 시장과 언론이 주목한 것은 5%에서 4.5%로 낮춰 잡은 경제 성장률 목표인 것 같다. 4.5% 성장률 목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책당국이 성장률 목표에 대단히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률 목표를 낮춰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헤드라인 기사거리가 되었다.

    4.5% 성장률 목표는 경제 현실을 반영한 펀더멘털에 기초한 목표치라기 보다는 2035년까지 미국을 추월하고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정치적 목표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야심찬 성장률 목표는 소비부진과 디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경제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경제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중국은 지나치게 높은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잉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고 국내에서 소비되지 못한 엄청난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면서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를 가리지 않고 각국의 산업을 극한의 가격경쟁으로 몰아가며 산업 공동화를 초래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업이었던 석유화학, 배터리, 전기차(EV), 태양광 패널이 이미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으로 인해 수출 다변화를 꾀하는 중국산 제품의 물량공세가 쏠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국내 산업이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중국 수출 상품의 가격은 평균 20%가량 하락한 반면 수출물량은 40%이상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물량공세로 작년 중국은 1조 200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였다. 순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기록하며 중국 기준으로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세계 GDP대비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금까지 어떤 국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불균형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은 이런 불균형을 시정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이번 성장률 목표는 오히려 현 추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정책 우선 순위는 당연히 소비부진과 디플레이션 상황을 타개하는데 두어야 한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상황은 GDP 디플레이터가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데에서 잘 나타난다. 이런 추세는 중국이 1970년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긴 하락 추세이다.
    중동발 오일쇼크와 중국발 쓰나미
    중국의 디플레이션 상황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 정책당국의 물가상승률 목표는 2%인 반면 지난 3년간 가장 높았던 물가상승률 수치는 지난 2월에 기록한 1.3%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마저도 음력 설로 인한 일시적 물가 상승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황은 과잉투자와 소비부진이 빗어낸 결과이다. 중국 가계의 70%가량의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남짓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가 소비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 버블 붕괴에 인한 손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저축률이 상대적 상승하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소비는 매년 평균 5%가량 증가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당국의 본격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가계소비는 더 상승할 여지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책당국은 소비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의 우선순위는 서구로부터의 기술적 자립 달성을 위한 투자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록펠러재단의 루쉬르 쌰마는 파이낸셜타임즈(FT) 칼럼에서 중국 정책당국이 GDP의 340%에 달하는 높은 총부채 규모와 이미 진행중인 인구감소를 극복하고 4.5%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5% 가까이 높이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임을 지적한다. 생산성 증가는 노동, 자본, 총요소 생산성 증가에 의해 측정된다.

    미국 컨퍼런스 보드는 경제가 기술, 혁신의 효과로 투자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산출로 전환했는지 포착하는 지표인 총요소 생산성이 중국의 경우 2020년대 들어 거의 실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성장은 투자의 증가를 통해서만 이루어 지는 상황임을 샤마는 지적한다. 중국 당국은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신용을 솟아 붓고 있어 총부채 규모는 늘어만 가고 있다. 샤마는 중국은 1달러의 GDP 증가를 위해 10년전에는 1달러의 투자가 필요했던 반면 지금은 6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바람처럼 AI를 비롯한 기술부문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5% 수준의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의 현재 경제발전 국면에서 달성가능한 균형적 경제성장률은 대략 2~3% 수준일 것이다.

    중국 당국의 투자와 성장률에 대한 정치적 정책적 집착은 현재의 디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없다. 과잉투자에 의한 과잉생산 물량은 해외로 수요처를 찾아 쏟아낼 수밖에 없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중국산 제품에 이미 50여개국 이상이 관세장벽을 비롯한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우리 주위에도 이미 중국산 EV버스가 우리 정부의 보조금까지 받으며 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BYD의 EV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한때 우리의 주력 산업이었던 석유화학은 이미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며 구조조정에 들어섰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던 배터리 산업은 중국산에 밀려 시장의 주도권을 잃어버렸다. 지금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도 기회이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중국기업들에게도 수익 창출을 통한 투자 확대로 기술젹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발 쓰나미에 대응하는 우리 정책 당국의 세밀한 그리고 전략적 정책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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