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법 지키면 손해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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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과 불법이 판치는 사회…하루빨리 법 권위 되살려야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최근 어느 정당의 불법선거 논란, 정부의 민간인 사찰, 저축은행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모럴 해저드. 연일 보도되는 이슈들을 보면 그동안 수면 밑에 조용히 가라앉아 있던 것들이 용솟음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도래한 느낌이 든다.
‘법과 원칙’ ‘법과 질서’ 이런 고전적 단어들이 설 자리가 없는 현실. 심지어 ‘법을 잘 지키면 손해 본다’는 사고방식에 ‘예스(Yes)’ 혹은 ‘노(No)’를 선택할 갈림길에 섰다.
언제부터인지 법의 권위가 사라졌다. ‘권위’에 대해 냉소적이고 저항적인 정서가 깊이 자리잡았고, 법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정치’ 혹은 ‘힘’이 법을 대신하는 사회,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사회가 됐다. 그런 법의 권위 부재는 희박한 준법정신, 취약한 법 집행을 불러왔다.
법의 권위가 없는 것은 그간 우리 사회에 쌓여온 왜곡된 권위에 대한 상처, 그리고 올바르지 않았던 정치권력에 대한 분노가 국민들 마음에 커다란 아픔을 남겼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과거 5000년 역사를 단 50년 만에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시켰으면서도 각 분야의 부정과 부패가 점점 고착화됐고, 이것이 끓어 넘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자본주의 속성, 특히 물신주의가 불러오는 도덕의 타락과 부패, 빈곤의 악순환에 대해 우리 사회에는 건전한 여과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지도층의 헌신과 자기희생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여과장치 역할을 해주는 성숙한 사람들이 부족했고,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를 그다지 배출하지 못했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시점이다. 이를 위해 소극적으로는 법치를 해야 할 사람들이 법을 무시하거나 이를 훼손하는 일만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하게 선포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 동시에 세속화된 현실 상황 속에서도 정의가 계속 확장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제안도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성장, 기술혁신 같은 것이 다른 가치들을 앞지르고, 거꾸로 모든 규범적 평가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나는 바로 지금이 ‘편법과 불법’을 수단과 관행으로 인식하는 이 사회를 한 차원 높일 시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것들을 빠른 시간 내에 실현할 수 있다. 한 세기 안에 최빈국이 최강국 서열에 오른 저력을 보더라도, 하다못해 우리의 ‘빨리빨리’ 정신으로라도 얼마든지 이 사회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금세기는 스피드 그리고 직관과 감성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한다. 이들 모두 우리 국민들이 잘하는 것이다. 나는 “법을 지키면 손해 보나요?”라고 묻는 내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노(No)”라고!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법과 원칙’ ‘법과 질서’ 이런 고전적 단어들이 설 자리가 없는 현실. 심지어 ‘법을 잘 지키면 손해 본다’는 사고방식에 ‘예스(Yes)’ 혹은 ‘노(No)’를 선택할 갈림길에 섰다.
언제부터인지 법의 권위가 사라졌다. ‘권위’에 대해 냉소적이고 저항적인 정서가 깊이 자리잡았고, 법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정치’ 혹은 ‘힘’이 법을 대신하는 사회,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사회가 됐다. 그런 법의 권위 부재는 희박한 준법정신, 취약한 법 집행을 불러왔다.
법의 권위가 없는 것은 그간 우리 사회에 쌓여온 왜곡된 권위에 대한 상처, 그리고 올바르지 않았던 정치권력에 대한 분노가 국민들 마음에 커다란 아픔을 남겼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과거 5000년 역사를 단 50년 만에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시켰으면서도 각 분야의 부정과 부패가 점점 고착화됐고, 이것이 끓어 넘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자본주의 속성, 특히 물신주의가 불러오는 도덕의 타락과 부패, 빈곤의 악순환에 대해 우리 사회에는 건전한 여과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지도층의 헌신과 자기희생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여과장치 역할을 해주는 성숙한 사람들이 부족했고,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를 그다지 배출하지 못했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꿀 시점이다. 이를 위해 소극적으로는 법치를 해야 할 사람들이 법을 무시하거나 이를 훼손하는 일만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하게 선포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 동시에 세속화된 현실 상황 속에서도 정의가 계속 확장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제안도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성장, 기술혁신 같은 것이 다른 가치들을 앞지르고, 거꾸로 모든 규범적 평가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나는 바로 지금이 ‘편법과 불법’을 수단과 관행으로 인식하는 이 사회를 한 차원 높일 시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것들을 빠른 시간 내에 실현할 수 있다. 한 세기 안에 최빈국이 최강국 서열에 오른 저력을 보더라도, 하다못해 우리의 ‘빨리빨리’ 정신으로라도 얼마든지 이 사회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금세기는 스피드 그리고 직관과 감성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한다. 이들 모두 우리 국민들이 잘하는 것이다. 나는 “법을 지키면 손해 보나요?”라고 묻는 내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노(No)”라고!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