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1일 오전 9시8분 보도

최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항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인천공항공사가 다음 타깃으로 영국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을 노린다. 실탄 확보를 위해 연기금과 공동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JP모건자산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스탠스테드 공항 공동 인수를 위한 의견을 타진 중이다. 이와 함께 글래스코 공항 인수전 참여 여부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공항은 영국 공항운영사인 BAA가 최대주주로 있다. BAA의 지분 정리 방침에 따라 최근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이 보유하던 영국 뉴캐슬 공항 지분 49%도 매물로 나왔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들 영국 공항을 1순위로 보고 있다”며 “단독 인수는 못하지만 투자자들과 공동 인수방식으로 올해 중 적어도 한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남부, 동부유럽 공항들도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곳이 많다. 특히 각국을 대표하는 관문 공항들의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공항에 이어 스페인 리스본 공항, 이탈리아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 등의 지분 일부나 경영권이 매각될 예정이다. 체코 프라하 공항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도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스탠스테드 등 영국 공항 투자에 실패할 경우 이들 공항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는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투자 공항에 대한 영향력 극대화를 위해 연기금 등 국내 투자자들과의 공동 펀드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 조성 여부를 논의하고 있으며 국토부 글로벌인프라펀드의 활용 가능 여부도 타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유럽 지역 공항에 대한 공격적 투자행보에 나서면서 주요 국제공항 간 주도권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공항 인수 경쟁은 프랑스 ADP그룹(파리 드골 공항 운영업체), 독일 프라포트(프랑크푸르트 공항 운영업체), 네덜란드 스키폴(스키폴 공항 운영업체), 스페인 AENA(마드리드 공항 운영업체) 등 유럽계 공항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ADP는 전 세계 30여곳, 프라포트는 15곳의 공항에 투자해 운영을 맡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의 해외사업 매출은 지난해 기준 105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5000억원)의 0.7%에 그치고 있다”며 “국내외 투자자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