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 케빈 나, 왜글 500번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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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스챔피언십 3R
사흘 연속 60대타…단독 선두
'칠 듯 말 듯' 연습스윙 반복…16번홀서는 경고받기도
사흘 연속 60대타…단독 선두
'칠 듯 말 듯' 연습스윙 반복…16번홀서는 경고받기도
케빈 나(29)가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3라운드에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2위 매트 쿠차(미국)에게 1타 앞선 단독선두에 나서자 모두의 관심이 그의 ‘슬로플레이’에 쏠렸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악의 ‘굼벵이 골퍼’다.
13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경기에서도 그의 슬로플레이는 악명을 떨쳤다. ESPN은 케빈 나의 스윙을 일거수일투족 관찰했다. “연습스윙을 한 차례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그 다음 2차례 더 연습스윙을 한다. 이어 타깃을 보고 방향을 정한 다음 어드레스를 한다. 1, 2, 3, 4, 5회 테이크어웨이 동작으로 왜글을 하고 잠시 멈춘다. 다시 6, 7, 8회 왜글 동작을 하고 숨을 고른 다음 9, 10회 왜글을 한 뒤 마침내 볼을 친다.”
골프닷컴에서는 케빈 나가 6번홀에서 5차례의 연습스윙과 24차례의 왜글을 했다고 비꼬았다. AP통신은 케빈 나에 대해 스코어는 가장 적지만 왜글은 500차례로 가장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슬로플레이 때문에 동반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6번홀에서 6차례 왜글을 한 뒤 어드레스를 풀자 동반자 잭 존슨(미국)은 “지금 잘하고 있잖아. 그냥 쳐”라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존슨, 하고 있는 중이야”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벌타도 받을 뻔했다. 케빈 나의 플레이가 늦자 10번홀부터 경기위원이 타임워치를 들고 나타났다. 케빈 나는 16번홀 두 번째샷을 할 때 ‘플레이가 너무 늦다’는 경고를 받았다. 한 번만 더 경고를 받았으면 20년 만에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는 선수가 될 뻔했다. 1992년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딜라드 프루이트가 2차례 경고를 받고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적 있다.
동료선수들도 케빈 나가 선두에 나서자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표명했다. 콜트 크노스트(미국)는 “그가 무슨 옷을 입든 상관없다. 그러나 빨리 하라고 말하고 싶다”는 트위트를 날렸다. 그래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케빈 나의 테이크어웨이 동작을 없애면 그의 스윙은 정말 깔끔하다”고 평했다.
케빈 나와 연습라운드를 함께할 정도로 친한 강성훈(25)도 지겹도록 반복되는 프리샷루틴에 고개를 젓는다. 한때 “형,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의 코치인 데일 린치 또한 “케빈이 스윙할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그의 왜글을 보고 있으면 고통스럽다.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종일 그와 마지막 챔피언조로 플레이하게 될 매트 쿠차는 “많은 슬로플레이어가 있다. 그것도 게임의 일부”라며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케빈 나는 3라운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슬로플레이에 대한 긴 답변을 해야만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직후 린치 코치와 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 셋업이 바뀌면서 밸런스가 틀어졌다. 왜글을 통해 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왜글 동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처음에 조금 왜글을 하고 다음에 절반 스윙의 왜글을 한다. 이를 2차례 반복한 뒤 샷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잘 안되면 횟수를 4차례로 늘리고 그래도 안되면 6차례까지 한다. 머리 속에서 생각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그는 “TV나 트위터, 팬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을 안다. 동료들이 나와 한 조가 되면 ‘재수없다’고 하는 말을 라커룸에서 자주 듣는다. 나도 고통스럽다. 알고 있지만 솔직히 잘 안된다. 나를 용납해주기 바란다. 조금씩 조금씩 교정하고 있어 올 연말에는 이런 습관이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4언더파 68타를 기록, 사흘 연속 60대 타수를 쳤다. 마지막날도 60대 타수를 치면 1997년 스티브 엘킹턴 이후 15년 만에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친 선수가 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13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경기에서도 그의 슬로플레이는 악명을 떨쳤다. ESPN은 케빈 나의 스윙을 일거수일투족 관찰했다. “연습스윙을 한 차례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그 다음 2차례 더 연습스윙을 한다. 이어 타깃을 보고 방향을 정한 다음 어드레스를 한다. 1, 2, 3, 4, 5회 테이크어웨이 동작으로 왜글을 하고 잠시 멈춘다. 다시 6, 7, 8회 왜글 동작을 하고 숨을 고른 다음 9, 10회 왜글을 한 뒤 마침내 볼을 친다.”
골프닷컴에서는 케빈 나가 6번홀에서 5차례의 연습스윙과 24차례의 왜글을 했다고 비꼬았다. AP통신은 케빈 나에 대해 스코어는 가장 적지만 왜글은 500차례로 가장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슬로플레이 때문에 동반자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6번홀에서 6차례 왜글을 한 뒤 어드레스를 풀자 동반자 잭 존슨(미국)은 “지금 잘하고 있잖아. 그냥 쳐”라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존슨, 하고 있는 중이야”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벌타도 받을 뻔했다. 케빈 나의 플레이가 늦자 10번홀부터 경기위원이 타임워치를 들고 나타났다. 케빈 나는 16번홀 두 번째샷을 할 때 ‘플레이가 너무 늦다’는 경고를 받았다. 한 번만 더 경고를 받았으면 20년 만에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는 선수가 될 뻔했다. 1992년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딜라드 프루이트가 2차례 경고를 받고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적 있다.
동료선수들도 케빈 나가 선두에 나서자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표명했다. 콜트 크노스트(미국)는 “그가 무슨 옷을 입든 상관없다. 그러나 빨리 하라고 말하고 싶다”는 트위트를 날렸다. 그래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케빈 나의 테이크어웨이 동작을 없애면 그의 스윙은 정말 깔끔하다”고 평했다.
케빈 나와 연습라운드를 함께할 정도로 친한 강성훈(25)도 지겹도록 반복되는 프리샷루틴에 고개를 젓는다. 한때 “형,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의 코치인 데일 린치 또한 “케빈이 스윙할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한다. 그의 왜글을 보고 있으면 고통스럽다.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종일 그와 마지막 챔피언조로 플레이하게 될 매트 쿠차는 “많은 슬로플레이어가 있다. 그것도 게임의 일부”라며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케빈 나는 3라운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슬로플레이에 대한 긴 답변을 해야만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 직후 린치 코치와 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 셋업이 바뀌면서 밸런스가 틀어졌다. 왜글을 통해 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왜글 동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처음에 조금 왜글을 하고 다음에 절반 스윙의 왜글을 한다. 이를 2차례 반복한 뒤 샷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잘 안되면 횟수를 4차례로 늘리고 그래도 안되면 6차례까지 한다. 머리 속에서 생각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그는 “TV나 트위터, 팬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을 안다. 동료들이 나와 한 조가 되면 ‘재수없다’고 하는 말을 라커룸에서 자주 듣는다. 나도 고통스럽다. 알고 있지만 솔직히 잘 안된다. 나를 용납해주기 바란다. 조금씩 조금씩 교정하고 있어 올 연말에는 이런 습관이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4언더파 68타를 기록, 사흘 연속 60대 타수를 쳤다. 마지막날도 60대 타수를 치면 1997년 스티브 엘킹턴 이후 15년 만에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친 선수가 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