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와 분리과세 상품들이 인기다. 수익률보다 세제 혜택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제 혜택의 세세한 내용까지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투자한다면 뜻하지 않은 손실에 난감할 수도 있다.

인프라펀드와 유전펀드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대표적인 분리과세 상품이다. 세법상 분리과세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인프라펀드는 투자 액면금액 1억원 이하, 유전펀드는 3억원 이하를 투자해서 받은 배당에 대해 5.5%, 초과 투자를 통해 받은 배당에 대해 15.4%로 분리과세한다.

하지만 두 펀드의 투자가 주식 취득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즉 주가가 높았을 때 매입했다면 배당수익률이 낮아지고,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인프라 주식을 3월에 주당 5800원에 취득하고 주당 330원(2011년 수준)의 배당을 받는다면 세전 수익률은 5.69%다. 그러나 주가가 5800원 이하로 하락하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물가연동채권의 이자는 과세가 된다. 다만 물가지수 상승에 따른 이익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은 표면금리 연 2.75%와 연 1.5%인 두 가지가 있다. 물가지수 상승 수익률은 연 3% 정도다. 최근에는 원래 발행가격보다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 탓에 투자 메리트는 되레 감소했다. 추가로 물가 수준이 하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수익률이 낮아져 물가연동채권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 국채는 국가 간 조세협약 체결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한다. 그러나 헤알화로 환전한 후 채권을 매수할 때 6%의 토빈세(금융거래세)를 내야 한다. 1억원을 투자한다면 600만원의 토빈세를 제외하고 9400만원만 투자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단기로 투자하면 평균 수익률이 감소하게 된다. 10년간 투자하면 토빈세 부담이 연평균 0.6% 정도지만 2년만 투자하면 연평균 3%가 된다. 또 헤알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도 감안해야 한다.

이 밖에 10년 이상 장기로 저축할 때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저축성 보험과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때 33% 분리과세 혜택이 있는 채권, 선박펀드 등도 세금 면에서 유리한 상품이다.

세제 혜택에 대해 아는 만큼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모든 세제 혜택 상품이 반드시 이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기를 끌고 있는 비과세 및 분리과세 상품을 찾는 게 아니라 각 상품에 내재된 ‘불편한 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봉구 <삼성패밀리오피스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