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외국인의 풍부한 투자자금 유입은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성장 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며 일부 자금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다시 빠져 나가는 분위기다. 외국인의 관망과 기관의 펀드 환매로 인한 수급 한계는 시장의 관심을 ‘차별화 실적 장세’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요약되는 실적주에 선별적 매수세가 쏠리는 이유다.


○실적주에 쏠리는 수급

현재 시장의 화두와 초점은 이슈와 실적에 맞춰져 있다. 시장 이슈를 주도하는 종목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업종과 종목에 집중해야 할 때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를 냈다. 관련 부품업체를 포함한 스마트폰 테마 종목군도 후광을 업고 상승세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가 기대 이상 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부품과 물류 관련주인 현대위아와 현대글로비스 등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관광 관련 종목도 들썩였다. 지난 1분기 일본인 90만명, 중국인 52만명 등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급증하고, 9월까지 본격적인 계절적 성수기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덕분에 호텔신라와 하나투어 주가가 우상향 움직임을 지속했고 뒤이어 파라다이스와 GKL 등 카지노 관련주도 외국인 방한 수혜주로서 시장 주도축을 형성했다.

○올림픽과 중국 소비 관련주 ‘주목’

시장 주도주는 올 2분기에도 실적 관련 이슈 종목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오는 7월 런던 올림픽과 중국 소비시장 성장,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관련 종목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광고의 54% 정도를 점유해 런던 올림픽을 전후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런던 올림픽 무선통신 부문 공식 스폰서로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올림픽 기간에 지난 3일 시장에 선보인 새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S3’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쳐 제일기획의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AMOLED업계도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우 런던 올림픽 이전에 양산형 AMOLED T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런던 올림픽을 AMOLED TV 홍보 기회로 삼은 뒤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AMOLED 해상도 개선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레이저패터닝 증착장비(LITI)’ 관련주로 AP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제일모직도 AMOLED 소재 관련 또 하나의 수혜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중국 소비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은행협회(CBA)가 지난 8일 펴낸 중국 신용카드산업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7조5000억위안(1366조원)으로 전년 대비 48% 급증했다. 중국에 진출한 식음료·화장품 등 소비재 종목군에는 희소식이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관심권으로 보인다.

○새로운 모멘텀 잡아야 큰 시세

유동성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국내 증시 수급 상황상 많은 종목이 상승하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이슈와 함께 실적 재료가 부각되는 종목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이슈는 항상 관련 수혜주의 주가 상승을 가져온다. 발광다이오드(LED) 부각을 재료로 2007년 추천한 서울반도체의 경우 3배의 수익률을 안겨줬고 바이오시밀러 재료로 2010년 초 추천했던 셀트리온 역시 3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대내외 여건 불안과 수급 제한으로 증시가 어려움을 겪는 구간일수록 강력한 미래 모멘텀을 분석하고 관련주에 집중한다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