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리기사 30만 명, 시장규모 연간 3조 원인 시대. 대리셔틀버스의 위험천만 곡예 운전에 몸을 맡기고 월 120만원 버는 현실.

업계 추산 전국 대리기사 수 30만 명, 시장규모 연간 3조원…. 대리기사 운송영업은 거대한 규모가 됐다. 그러나 정작 대리기사들을 위한 법과 제도는 전무한 실정이라는데…

지난 2월 23일 새벽 2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의 신갈오거리. 대리셔틀운전기사인 방 씨는 이날도 대리기사들을 태워 이동하려던 참에 폭언과 함께 발길질과 주먹질을 당했다.

방 씨를 폭행한 사람은 대리기사 셔틀 차량 모임인 ‘J연합’ 회장 구모 씨와 운송노선팀장 한모 씨. 경찰조사결과 ‘J연합’은 지난해 11월 결성돼 서울·경기도 일대의 대리기사 셔틀버스 운행을 장악했으며 방 씨와 같은 비회원 운전자 10여 명을 협박․ 폭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리셔틀 폭행사건의 피해자인 방 씨는 “욕도 하고 안 내려오면 주먹으로 유리창도 치고, 멱살 잡아가지고 여기도 찢어지고 손도 까져가지고 피나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리셔틀은 심야에 대중교통이 끊긴 뒤 이동수단이 필요한 대리운전기사들을 실어 나르는 운전 영업. 불법이지만 대리운전기사들에게는 1000~4000원 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대리셔틀 영업은 계속 늘고 있다.

해당 사건의 담당형사는 “심야시간에는 대중교통도 없으니까 셔틀차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비싼 택시 타고 다닐 수 없잖아요. 신호는 기본적으로 다 까고요 중앙선에서 갑자기 유턴하고, 가다가 급정거해서 서기도 해요. 속도는 당연히 기본이죠”라고 밝혔다.

서울․ 경기 일대 대리셔틀 노선의 중심지는 서울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셔틀 차량 터미널 또는 환승 장소로 활용되는 곳을 그들끼리는 ‘바운드’라고 부른다. 폭행사건 발생지역인 수원 인계동 인계사거리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일대 바운드인 이곳에서도 이권 장악을 위한 조직 간의 갈등이 형성 되어있다.

'잠금해제 2020' 취재진이 쫓아 본 대리셔틀 차량. 도로변에 대리기사들이 보일 때마다 비상등을 켜고 차선을 급변경해 차를 세웠다. 또한 차량의 상태도 심각했다. 어떤 차량은 폐차 직전의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리셔틀 기사들은 정원을 초과해 대리기사들을 태우고 시속 140km 이상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경력 5년의 前 셔틀차량 운전자는 “옛날에 15인승 차 갖다가 28명 태워서 가다가 문짝이 떨어졌던 적도 있어요. 대리운전기사 분들이 문짝을 잡고 갔다니까요”라며 아찔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관련 업체들의 횡포, 각종 불법과 편법 속에 놓인 대리기사.

대리기사들의 평균 월수입은 200만원, 여기에서 대리기사 업체가 20%의 수수료를 떼어가고 보험료에 교통비, 통신비를 내고 나면 실제 순수입은 120만원 가량이다. 취재진이 만난 대리기사들은 업체가 떼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갖지 못하는 80만원을 어떻게 쓰는지 모호하기만 하다. 유상운송 운전영업, 30만 대리기사들의 권익을 지켜줄 수 있는 대책은 없는가? 12일 토요일 밤 11시. 채널A '잠금해제 2020'에서 그 불편한 현실을 고발한다.

한경닷컴 이현정 기자 angele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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