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주 기본 입자인 ‘중성미자’의 변환상수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사진) 등 국내 10여개 대학 공동연구팀으로 구성된 RENO(리노) 연구진이 11.3%(실험오차는 ±2.3%)의 중성미자 변환상수를 측정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의 하나로 양성자나 전자보다도 작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소립자다. 핵붕괴나 핵융합시 방출되며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다른 물질과 상호 작용하지 않아 ‘유령입자’로도 불린다. 전자·뮤온·타우 등 3가지 중성미자가 있으며 시간에 따라 서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뮤온-타우 변환상수(100%), 타우-전자 변환상수(80%)는 오래전 확인됐으나 전자-뮤온 변환상수는 서로 바뀌는 변환비율이 15% 미만으로 작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국내 공동 연구진이 이를 측정한 것. 연구 결과는 우주생성의 비밀을 풀어 나가는 열쇠 중 하나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중성미자 검출시설을 순수 국내기술로 완공하고 지난해 8월부터 실험에 착수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성과는 물리학 분야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에 실렸다.

중성미자 연구에서 우리와 경쟁해온 중국의 다야베이 연구팀은 지난달 전자-뮤온 변환상수가 9.2%(오차 ±2.3%)라는 연구 결과를 먼저 발표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발표가 한 달 늦었지만 대규모 검출시설을 사용한 연구에서는 통상 한 달 이내의 발표를 동등한 업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연구 결과는 매년 모든 소립자 성질의 측정 결과를 모아 발간하는 책자(Particle Data Book)에 나란히 실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