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이중생활…팔았지만…고배당·자동차株 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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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1조6783억 매도
현대모비스·만도·기아차, 자동차·부품株는 '사자'
SKT·KT&G·강원랜드도 쌀 때 담아 배당수익 노려
현대모비스·만도·기아차, 자동차·부품株는 '사자'
SKT·KT&G·강원랜드도 쌀 때 담아 배당수익 노려
◆외국인 7일 연속 1조6783억원 순매도
외국인은 지난달 하순께 잠깐 순매수로 돌아서더니 최근 다시 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체 규모는 1조6783억원.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프랑스의 좌파정권 출범, 그리스 총선에서 집권연정의 과반수 의석 확보 실패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탓이다. 외국인이 이 기간에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총 571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LG화학 호남석유 OCI 포스코 등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들도 손절매성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주 주목
외국인은 자동차 부품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 만도 한국타이어 현대위아 등이 포진해 있다. 자동차 업종 대장주인 현대차를 163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동안에 자동차 부품주는 그만큼 오르지 못했다”며 “그 결과 자동차 부품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09년 하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올 들어 현대차가 17.37%, 기아차는 19.64% 오르는 동안 현대모비스(-3.42%) 만도(-14.08%)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김 연구위원은 “수익성 악화 요인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호조, 완만한 글로벌 경기 회복, 현대차의 베이징 제3공장 가동 등을 감안하면 자동차 부품주의 주가 상승 압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배당주 매수 ‘틈새전략’
외국인이 주목하는 또 다른 종목은 ‘경기방어주’ 또는 ‘고배당주’로 불리는 종목이다. SK텔레콤 KT&G 강원랜드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 종목은 올 들어 주가가 줄곧 하강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일부 수출주들의 독주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탓이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부진이 역설적으로 이들 종목의 투자 매력을 높여 외국인이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 같은 고배당주는 배당투자 관점에서 보면 요즘처럼 주가가 낮을수록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당 배당금이 9400원으로 예상되는 SK텔레콤의 경우 10일 종가 수준(13만7000원)에 주식을 살 경우 배당수익률이 7%에 육박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