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개월째 연 3.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11개월째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금통위는 앞서 기존 6명의 위원 중 4명이 임기가 만료되고 공석이었던 1명이 충원되면서 2년 만에 '7인 체제'가 꾸려졌다. 새로운 체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정례회의라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았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동결 결정은 프랑스와 그리스의 정치 상황이 변화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금리를 변경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5%로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며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다만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8%로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금리를 변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외 경기 상황이나 물가,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가계부채나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동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 바뀐 금통위에 대해서는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유 위원은 "이전보다 비둘기파(온건파) 성향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위원들의 평소 성향으로 볼 때 앞으로도 어느 쪽으로든 강하게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2009년 2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2%까지 내려갔다가 2010년에 두 차례, 지난해에는 1월과 3월, 6월 총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114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