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 79%, 작년 72.5%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36%) 일본(48%) 영국(57%) 미국(64%)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을 앞선다.

최근 진학률 하락 추세는 정부가 고졸 취업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지나치게 높은 진학률은 사회적 자원 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고졸 취업을 확대하고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을 통한 일과 학습의 병행을 이끌어낸다는 게 정책의 취지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9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2’ 자문회의에서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다 보니 실업률은 올라가고 중소기업은 고용이 어려운 미스매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번 인재포럼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진학률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볼 필요는 없으며, 긍정적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함인석 경북대 총장은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대학 진학률이 높고 청년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인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대학진학 열기를 문제라고 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용 부산교대 총장은 “우리 교육 시스템에 대해 국내에선 비판적인 시각이 많지만 높은 교육열의 결과라는 점에서 해외에선 오히려 모범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상반된 주장은 결국 이번 인재포럼에서 한국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바람직한 해답을 찾자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은 “한국 교육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밝은 부분 아래에는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자살 문제와 같은 어두운 부분도 있다는 것을 책임있게 알리는 게 필요하다”며 “한국 교육의 명암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 세션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한국의 교수들이 세계 석학들과 고등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라운드테이블(원탁회의)을 열면 자연스럽게 고등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대학 교육 과잉 문제뿐 아니라 청년실업, 미래사회의 인재상 등 많은 의견이 엇갈리는 분야에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라운드테이블을 더 많이 열자”고 주문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