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 인천공항을 거쳐간 적은 많았는데 서울에 처음 발을 내딛게 돼 너무 기쁩니다. 한국 팬들이 저를 계속 좋아해주실수 있도록 재밌고 흥미로운 작품을 많이 하는 게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영국 출신 영화배우 이완 맥그리거(41·사진)가 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팬들에게 인사했다. 신세계백화점 전속모델인 그는 이 회사가 이달 개최하는 영국 브랜드 기획전 ‘신세계 러브스 브리태니아’를 홍보하기 위해 전날인 6일 입국했다.

맥그리거는 1997년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통해 청춘스타로 떠올랐고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와 ‘블랙 호크 다운’, ‘물랑 루즈’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굳혔다. 15년 전 머리를 삭발하고 반항아를 열연했던 그는 이날 검정 슈트에 흰 셔츠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영국 신사가 되어 나타났다.

올 초 신세계백화점의 첫 남성 단독모델로 발탁돼 화제를 모은 맥그리거는 “신세계로부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놀라웠고 영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최고급 브랜드를 모두 갖춘 신세계는 해롯백화점(런던에 있는 최고급 백화점)과 같은 품격있고 우아한 이미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이날 신세계 본점에서 팬 사인회 일정을 소화하고 매장도 둘러봤다. 그는 “신세계 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을 둘러보고 서울이 어떤 곳인지 느껴보고 싶다”며 “다음 방한 때는 일정을 좀 더 길게 잡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만의 ‘스타일 철학’을 묻는 질문에 맥그리거는 “옷을 좋아하지만 전 (시골인) 스코틀랜드 출신이라 패셔니스타라 할 순 없다”고 웃으면서도 “아침에 밖에 나가기 전 거울을 볼 때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이 들면 그걸 믿고 반드시 찾아내 고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그리거는 오는 7월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을 관람할 한국 팬들에게 “전 세계 여러 도시를 가봤지만 런던만큼 멋진 도시가 없다”며 최대한 많은 것을 구경하고 경험하라고 권했다.

“수준 높은 작품이 많이 전시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추천할만 하고요. 박물관과 극장도 많죠. 아! 왕실에 전화해서 여왕과 티타임을 잡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운이 좋으시다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하하.”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