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발(發) 악재가 동시에 쏟아지며 코스피지수가 밴드 하단(1950선)을 다시 위협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선뜻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장세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의 하단 지지력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7일 오전 10시 4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76포인트(1.70%) 떨어진 1955.39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갭 하락으로 출발한 뒤 19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부진으로 1% 이상 하락했다. 미국 노동시장 참가율이 63.6%로 198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 승리로 17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긴축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올랑드 후보가 당선되면서 금융시장 변화가 불가피하단 게 금융업계 진단이다. 그리스 총선에서는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신민당과 사회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악재들이 지난 주말 모두 터져나왔다"며 "예상됐던 이슈였긴 하지만 증시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로 국가간 조약이 전면 수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지수가 예상보다 하락 폭이 큰 만큼 다시 한 번 1950선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유럽의 정치 리스크과 관련된 핵심은 과연 프랑스 대통령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에 있다"며 "결국 프랑스 대선결과가 증시 조정에 그럴 듯한 구실은 될 수 있어도 시장을 강타하기는 힘들 것"이라과 판단했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했지만 경기 하강이 아닌 경기 모멘텀 둔화로 풀이해야 한다"며 "다만 코스피지수가 충격을 받은 만큼 박스권 하단을 테스트하는 국면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코스피지수 하단이 기존 1950선에서 조금 낮아지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장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이 약화됐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올해 초와 같이 강하게 매수에 나서지도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것을 확인한 뒤 IT(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기존 시장을 이끌던 업종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4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들어 자금이 처음으로 순유입됨에 따라 투신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에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며 "지난달과 같은 극단적인 업종별, 투자주체별 쏠림현상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철강과 화학, 기계, 조선 등 그간 소외주에 대해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