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방문교사’는 결혼이민자에겐 ‘종합 컨설턴트’다. ‘다문화가정 방문교사’는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한국어교육지도사’와 아동 및 부모 교육을 하는 ‘가족생활지도사’ 등이 있다. 이들의 역할은 담당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결혼이민자가 국내생활을 하며 겪는 모든 문제에 대해 멘토 역할을 한다.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까지 동행하고, 시장에 함께 가 장보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한국인 시부모와 ‘고부 간 갈등’이 생기면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조언한다. 그래서 20~30대 젊은층은 거의 없고 인생 경험이 많은 4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권순자 서울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지도사협회장(59·사진)은 “다문화가정 방문교사는 낯선 나라에 온 결혼이민자에게 친정엄마 같은 존재”라며 “이들이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방문교사 채용업무는 각 기초자치단체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위임돼 있다. 매년 전국 200여개 센터에서 6~25명씩 모집한다. 배정되는 결혼이민자 수는 교사 1인당 4~6명이다. 한 가정당 주 2회 방문해 한 회당 2시간씩 교육한다. 네 가정을 맡은 권 회장은 일주일에 16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그러나 ‘생활밀착형 멘토’다 보니 정해진 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월급은 많지 않다. 정부는 방문교사 수당을 가정당 20만원씩 주고 있어 최대 여섯 가정을 방문한다고 해도 140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생계를 위한 주업으로 이 일을 하기는 어렵다. 주부들이 부업 또는 봉사활동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선발 기준이 깐깐하기 때문에 준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사람은 없다. 한국어교육지도사는 한국어교원 3급 이상 자격소지자, 한국어교원 양성과정 120시간 이상 이수자 등만 지원할 수 있다. 가족생활지도사는 아동복지학·사회복지학 등을 전공하거나 건강가정사 등의 자격이 있어야 한다. 지원자격만 갖추면 따로 필기시험 등은 보지 않고 각 센터에서 면접으로 선발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