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978년 월스트리트에서 면화 트레이더로 취직했다. 1980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 합격하기도 했으나 ‘실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판단해 입학을 포기했다. 1983년 그의 트레이딩 능력을 평가한 코모디티스 코퍼레이션의 마이클 마커스로부터 종자돈 350만달러를 지원받아 29세의 나이에 자신의 헤지펀드 ‘튜더 인베스트먼트’를 창설했다.
그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를 정확히 예견해 이름을 날렸다. 당시 조지 소로스가 블랙먼데이 직전 금요일(10월16일)의 급락이 포트폴리오보험(PI)이라는 신종상품에 의한 일시적 시장 조정이라고 판단한 데 반해 존스는 폭락의 전조로 봤다.
존스는 최대한의 S&P 500 지수선물을 매도해 두고 19일 월요일 아침을 기다렸다. 결과는 일생 최대의 주식시장 폭락과 펀드 출범 이후 최대 수익이었다.
그는 후속 홈런까지 날렸다. 통화당국이 은행에 자금을 풀어서 차입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채권 포지션을 최대 한도로 매수했다. 그 결과 존스의 펀드는 하루 만에 1억달러의 순익을 거둬들였다. 소로스는 자신이 연구해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때 불편한 마음을 느끼곤 했지만 존스는 가격이 10센트만 움직여도 곧바로 방향 전환을 하는 방식을 취했고, 이것이 희비를 갈랐다.
존스는 심리적인 요인과 제도적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주는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예컨대 면화 재배 농민들은 추수 후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하에 수확량을 보유하지만, 한편으로 연말이 가까워 올수록 과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매도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는다.
존스는 ‘떠벌리는 투자’로도 유명했다. 그는 은값 상승이 예상되던 1987년 3월 은 선물을 대량 매수하고 딜러들로부터 은 실물을 매수했다. 딜러들은 실물을 대체하기 위한 선물 매수 주문을 냈지만 존스가 다 사간 후였다. 트레이더들은 은 생산에 차질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존스로부터 선물을 재매수하려고 나섰고, 존스는 큰 이익을 거뒀다.
김지욱 < 삼성증권 이사 j.august.ki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