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는 제구력에 붙는 장식품일 뿐….”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의 투수’ 사이 영의 본명은 덴튼 트루 영(Denton True Young)이다. 1867년 미국 오하이오주 길모어의 농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지극히 평범했다.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집안의 오렌지 농사일을 도왔다.

야구는 그냥 취미였다. 영이 스카우터의 눈에 띈 건 21세 때다. 스카우터 앞에서 단 3개의 공을 던져 펜스를 박살냈다. ‘사이클론(태풍) 영’, 사이 영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 첫 퍼펙트게임, 역대 최다 511승, 노히트노런 3회, 탈삼진 2803개, 최다이닝(7356) 투구, 최다 완투(749경기), 최다 선발출장(815경기)…. 영은 불멸의 기록으로 현대 야구의 전설이 됐다. 1893년 투수·포수 간 거리가 종전보다 3m 긴 18.44m로 늘어난 것도 그의 강속구 때문이었다. 이런 기록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건 퍼펙트게임(주자를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것). 143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19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의 스타트를 108년 전 오늘 끊었다.

그를 진정한 ‘전설’로 만든 또 하나의 노력이 있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였다. 44세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예기치 않은 결장으로 이어진 부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