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한 갤럭시S3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하반기에 나올 애플 아이폰5(가칭)와 맞대결할 만한 제품이라는 호평이 외신에서도 많이 나왔다.

◆다양한 센서기술 활용

삼성전자는 얼굴인식 음성인식 동작인식 등 기존 센서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기능을 선보였다. ‘스마트 화면유지’가 대표적인 예다. 폰이 얼굴을 인식해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을 때는 터치하지 않아도 꺼지지 않게 하는 기능이다.

수신 문자를 확인한 상태에서 폰을 귀에 대면 자동으로 문자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다이렉트콜’, 오래 놓아둔 폰을 집어들면 부재중 전화나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알림’, 잠금화면에서 화면을 누르고 폰을 가로로 돌리면 카메라가 실행되는 ‘카메라 신속실행’ 등도 인간 중심 기능으로 꼽을 만하다.

삼성은 또 갤럭시S3에 진화된 음성인식 ‘S보이스’를 적용했다. 말(가령 “광파리 전화”)로 전화를 걸고 말(“김치”)로 카메라 셔터를 작동시키는 기능을 채택했다. 음악을 듣는 도중에 말로 다음곡이나 이전곡으로 넘어가게 하고 말로 볼륨을 키우거나 줄이는 기능도 도입했다. 아이폰4S의 ‘시리’와 비슷한 음성검색 기능도 적용했다.

이동통신망에 접속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폰을 맞대기만 해도 MP3 음악 파일(10MB)을 2초 만에 주고받을 수 있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별도 화면으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동영상 화면을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는 ‘팝업 플레이’, 폰 태블릿 PC 등 기기끼리 콘텐츠를 공유하는 ‘올쉐어 플레이’, 폰 화면을 TV에 띄워 영화나 게임을 즐기는 ‘올쉐어 캐스트’ 등도 추가됐다.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 설계

삼성은 갤럭시S3에서 ‘인간 친화’를 추구했다. 모서리를 둥그렇게 처리해 그립감을 편하게 했고, 페블 블루나 마블 화이트와 같은 자연 색상을 채택했다. 손으로 물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살린 잠금화면과 자연(물·바람·새 소리 등) 벨소리를 탑재한 것도 그렇다.

하드웨어 스펙은 강조하지 않았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제품 발표 후반부에 간략히 언급하고 넘어갔다. 4.8인치 HD(고화질) 슈퍼아몰레드 스크린, 800만 화소 카메라, 두께 8.6㎜, 무게 133g…. 삼성은 화면을 갤럭시S2(4.3인치)보다 0.5인치 키우면서 가장자리를 얇게 해 한 손으로 쥘 수 있게 디자인했다.

카메라는 갤럭시S2와 화소가 같지만 유용한 기능이 몇 가지 추가됐다. 셔터를 누르면 대기시간 없이 바로 촬영하는 ‘제로 셔터 랙’, 20장까지 연속촬영하는 ‘버스트 샷’, 연속촬영 사진 중 가장 선명하게 찍힌 것을 자동으로 골라주는 ‘베스트 포토’ 등이다. 삼성은 ‘디지털 카메라’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이폰과 맞대결 관심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인 삼성전자의 경쟁자는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을 주창해온 애플이다. 삼성이 갤럭시S3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애플이 올가을쯤 공개할 아이폰 새 모델에도 혁신적인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갤럭시S3의 새로운 기능들을 실제로 사용했을 때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도 봐야 한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