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삼양그룹 회장 "동남아에 안정적 식량기지 확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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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
곡물가격 상승 대비…전분당 원료 확보
다이어트·건강식품 새 브랜드 만들 것
곡물가격 상승 대비…전분당 원료 확보
다이어트·건강식품 새 브랜드 만들 것
“전분 등 원료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동남아에서 농장을 하려고 합니다. 식품사업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니까요.”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수당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해외 식량기지 건설 구상을 들려줬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비해 동남아에서 직접 땅을 사 농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전분당 원료인 카사바 등을 시험 재배하고 있고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다른 지역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지난해 매출 중 식품부문은 전체의 52.94%로 절반 이상이다. 화학은 22.21%, 나머지는 무역, 사료 등이 차지했다. 그룹 기반이 식품인 만큼 곡물 수입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영역도 확장해 나간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수 있는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큐원(설탕·밀가루)’이라는 기존 브랜드와 별도로 ‘헬스 앤 뷰티’로 다이어트 제품과 건강식품 등을 대표할 새로운 브랜드를 올해 안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면류, 즉석조리식품, 비알코올성 음료 등 가공식품을 사업목적에 포함시키며 ‘큐원’ 브랜드의 확장을 예고했다.
김 회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식품 쪽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지고 있지만 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안 좋은 사이클에 들어서 있다”며 “헝가리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공장 증설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내년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2010년 삼양EP헝가리 주식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3월 연간 1만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생산 중이다. 삼양사는 공장 신설에 1000만유로(157억원)를 투자한 뒤 연간 생산규모를 2만 이상으로 늘려갈 계획이었다.
국내 화학부문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3월 군산 삼양이노켐의 BPA(비스페놀A) 신규 공장은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BPA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의 핵심원료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LCD소재 벤처기업을 인수해 설립한 디스플레이용 소재회사 삼양EMS는 지난해 5년 만에 흑자를 냈다.
삼양사는 정보전자 소재 사업을 화학분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고 올 들어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36년간 해 온 사료사업을 정리했다. 사료를 대신해 식품, 화학과 함께 그룹을 지탱할 3대 축을 바이오로 잡았다. 김 회장은 바이오 사업 성장의 발판에 대해 “바이오 분야 인수·합병(M&A)은 큰 곳과 하려면 부담이 크고 작은 곳은 신뢰하기 어려워 위험도가 높다”며 “M&A를 통한 성장보다는 미국, 유럽 등의 바이오 선진 업체들과 기술협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5조4000억원이었다. 김 회장은 2015 비전에서 ‘매년 10% 성장’을 목표로 정해 놓았다. 삼양그룹은 올해 사람으로 치면 미수(米壽), 창립 88주년을 맞는다. 한국 산업사를 오롯이 겪어온 삼양그룹의 역사만큼 김 회장은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는 듯했다.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지만 당장 매출 규모로 따지면 미약하죠. 포스트 2015, 2025년까지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수당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해외 식량기지 건설 구상을 들려줬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비해 동남아에서 직접 땅을 사 농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전분당 원료인 카사바 등을 시험 재배하고 있고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다른 지역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지난해 매출 중 식품부문은 전체의 52.94%로 절반 이상이다. 화학은 22.21%, 나머지는 무역, 사료 등이 차지했다. 그룹 기반이 식품인 만큼 곡물 수입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영역도 확장해 나간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수 있는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큐원(설탕·밀가루)’이라는 기존 브랜드와 별도로 ‘헬스 앤 뷰티’로 다이어트 제품과 건강식품 등을 대표할 새로운 브랜드를 올해 안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면류, 즉석조리식품, 비알코올성 음료 등 가공식품을 사업목적에 포함시키며 ‘큐원’ 브랜드의 확장을 예고했다.
김 회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식품 쪽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지고 있지만 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안 좋은 사이클에 들어서 있다”며 “헝가리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공장 증설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내년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2010년 삼양EP헝가리 주식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3월 연간 1만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생산 중이다. 삼양사는 공장 신설에 1000만유로(157억원)를 투자한 뒤 연간 생산규모를 2만 이상으로 늘려갈 계획이었다.
국내 화학부문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3월 군산 삼양이노켐의 BPA(비스페놀A) 신규 공장은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BPA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의 핵심원료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LCD소재 벤처기업을 인수해 설립한 디스플레이용 소재회사 삼양EMS는 지난해 5년 만에 흑자를 냈다.
삼양사는 정보전자 소재 사업을 화학분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고 올 들어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36년간 해 온 사료사업을 정리했다. 사료를 대신해 식품, 화학과 함께 그룹을 지탱할 3대 축을 바이오로 잡았다. 김 회장은 바이오 사업 성장의 발판에 대해 “바이오 분야 인수·합병(M&A)은 큰 곳과 하려면 부담이 크고 작은 곳은 신뢰하기 어려워 위험도가 높다”며 “M&A를 통한 성장보다는 미국, 유럽 등의 바이오 선진 업체들과 기술협력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5조4000억원이었다. 김 회장은 2015 비전에서 ‘매년 10% 성장’을 목표로 정해 놓았다. 삼양그룹은 올해 사람으로 치면 미수(米壽), 창립 88주년을 맞는다. 한국 산업사를 오롯이 겪어온 삼양그룹의 역사만큼 김 회장은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는 듯했다.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지만 당장 매출 규모로 따지면 미약하죠. 포스트 2015, 2025년까지 길게 보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