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북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FTA 관세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양국은 2일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양국이 지정하는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하는 상품에 대해서도 관세 양허 협정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역외가공지역인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관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그동안 한국이 협상을 타결한 9개 FTA 중 역외가공지역에 대한 관세 인하 적용을 명시한 것은 한·싱가포르 FTA가 유일하다. 미국 및 EU와의 FTA는 협정 발효 1년 안에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하느냐를 놓고 양자 간 추가 협상을 벌여야 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123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고 작년 기준으로 14억달러 규모의 생산 제품 중 11%가량을 해외에 수출했다. 업종별로는 섬유·가죽 신발 기계금속 전기전자 기업이 입주해 있다. 북한 주민 4만6000여명을 포함해 4만7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정환우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개성공단 관세 혜택 적용은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도 배려하는 차원에서 호의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을 개방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개성공단에 대한 고려가 상당 부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