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해야 하는데…경쟁사 주가하락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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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산정때 불리
정유주 최근 30% 급락…현대오일뱅크 '비상'
은행주 부진에 산은지주도 '발동동'
정유주 최근 30% 급락…현대오일뱅크 '비상'
은행주 부진에 산은지주도 '발동동'
▶마켓인사이트 5월2일 오전 8시45분 보도
현대오일뱅크 등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경쟁사의 주가 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공모가 산정 때 동종업계 회사의 주가가 낮으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공모가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상장 연기나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을 계획한 기업뿐 아니라 주관사도 경쟁사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 시총 전망치 2조원 줄어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쟁사 주가 하락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이 회사는 지난달 중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올 3분기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공모가는 이르면 7월께 확정될 전망이다. 공모가 산정 때까지 두 달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
문제는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 GS 에쓰오일의 주가가 매우 부진하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업종 내에서 가장 높아 공모가 산정 시 현대오일뱅크의 비교 대상으로 유력한 에쓰오일의 하락세가 가파른 게 뼈아프다.
지난 2월9일 단기 고점(14만5000원)을 찍은 에쓰오일은 이후 약 3개월간 30% 넘게 급락했다. 이날 오름세를 보였지만 그동안의 낙폭을 감안하면 아직 형편없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비상장)를 자회사로 거느린 GS도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상태다. 정제마진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 진입,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크게 낮아졌다. 올초만 해도 시가총액 7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됐으나 최근 5조원 언저리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업계 4위인 점과 공모주란 특성 등을 감안해 업종 평균 주가 대비 20~30%가량 디스카운트(할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지주 PBR 1배 받기 힘들듯
오는 10월 말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산은금융지주도 은행주 부진에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산은지주는 특히 공모가에 민감하다. 지분 전량을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너무 낮은 가격에 상장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어서다. 대략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상장 가능한 공모가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도 평균 PBR 1배 미만에 거래됐던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이 최근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SK증권에 따르면 PBR이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신한지주조차 0.7배에 불과하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은 0.5~0.6배 수준이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PBR 1배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공모가가 너무 낮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내년 상장이 예정된 현대로지스틱스(옛 현대로지엠)는 물류업체의 주가하락이 부담스럽다. 한진의 경우 3~4월 두 달 동안 약 20%나 하락했다.
한진은 택배사업 비중이 높고 대한항공 지분 9.9% 등 보유자산이 많아 현대로지스틱스의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택배사업이 주력인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룹 주력계열사 현대상선 지분 27.4%를 보유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현대오일뱅크 등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경쟁사의 주가 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공모가 산정 때 동종업계 회사의 주가가 낮으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공모가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경우 상장 연기나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을 계획한 기업뿐 아니라 주관사도 경쟁사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 시총 전망치 2조원 줄어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쟁사 주가 하락으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현대오일뱅크다. 이 회사는 지난달 중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올 3분기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공모가는 이르면 7월께 확정될 전망이다. 공모가 산정 때까지 두 달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
문제는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 GS 에쓰오일의 주가가 매우 부진하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업종 내에서 가장 높아 공모가 산정 시 현대오일뱅크의 비교 대상으로 유력한 에쓰오일의 하락세가 가파른 게 뼈아프다.
지난 2월9일 단기 고점(14만5000원)을 찍은 에쓰오일은 이후 약 3개월간 30% 넘게 급락했다. 이날 오름세를 보였지만 그동안의 낙폭을 감안하면 아직 형편없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비상장)를 자회사로 거느린 GS도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상태다. 정제마진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 진입,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크게 낮아졌다. 올초만 해도 시가총액 7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됐으나 최근 5조원 언저리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업계 4위인 점과 공모주란 특성 등을 감안해 업종 평균 주가 대비 20~30%가량 디스카운트(할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지주 PBR 1배 받기 힘들듯
오는 10월 말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산은금융지주도 은행주 부진에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산은지주는 특히 공모가에 민감하다. 지분 전량을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너무 낮은 가격에 상장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어서다. 대략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상장 가능한 공모가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문제는 기존에도 평균 PBR 1배 미만에 거래됐던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이 최근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SK증권에 따르면 PBR이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신한지주조차 0.7배에 불과하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은 0.5~0.6배 수준이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PBR 1배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공모가가 너무 낮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내년 상장이 예정된 현대로지스틱스(옛 현대로지엠)는 물류업체의 주가하락이 부담스럽다. 한진의 경우 3~4월 두 달 동안 약 20%나 하락했다.
한진은 택배사업 비중이 높고 대한항공 지분 9.9% 등 보유자산이 많아 현대로지스틱스의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택배사업이 주력인 현대로지스틱스는 그룹 주력계열사 현대상선 지분 27.4%를 보유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