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촉구한 데 대해 “현재로선 미국과 다시 협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 농식품위는 이날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불러 긴급현안 질의를 하는 자리에서 즉각적인 검역 중단을 촉구하며 향후 광우병 발생 즉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미국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박 본부장은 이와 관련, “2008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가축전염병예방법만으로도 소고기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며 “10년7개월 된 늙은 소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한 현 상황은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대신 미국 측이 소고기 수출 대상을 ‘30개월 미만’에서 ‘30개월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요구해온 재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광우병 소 파동으로 (국내로 들여오지 않는) 고령우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불신이 커진 상황”이라며 “30개월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중단할 경우 통상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본부장은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수입국들이 아무런 조치를 안하고 있는데 한국만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을 중단할 경우 미국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