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텅 빈' 글로벌 캠퍼스…대학원생 55명만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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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모집 승인도 안나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29만5000㎡(9만평) 부지에는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SGUC)가 조성 중이다. 5개 대학 총 5000명 수용 규모의 1단계 사업에서 한국뉴욕주립대는 지난 3월 앞서 개교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벨기에 겐트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등 4개 대학은 개교 예정이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7일 뉴욕주립대 수업은 오후 7시 진행된 기술경영학 하나뿐이었다. 3개 강의동 50여개 강의실을 포함,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 가운데 단 1개 강의실에서만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올해 기술경영학과와 컴퓨터과학과 등 2개 학과 석·박사 과정 220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목표의 4분의 1인 55명밖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외국인 학생도 베트남과 인도 각 1명, 미국 2명 등 4명에 그쳤다.
뉴욕주립대 측은 “지원자가 적었던 것은 아니며 본교 수준에 맞는 학생들을 뽑다 보니 예상보다 선발 인원이 적었다”며 “내년 3월에 학부생이 들어오면 학교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년도 첫 선발하는 학부생 모집 역시 교육과학기술부의 모집요강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협의 중인 상황이다.
뉴욕주립대뿐 아니다. SGUC는 강당, 체육시설, 도서관 등 입주 대학들의 공용시설이 중앙에 들어서고 각 대학 건물들이 원형으로 둘러싸는 형태로 조성된다. 중앙 공용 시설과 5개 대학을 위한 1단계 공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총 5040억원에 이른다. 국고와 인천시에서 각각 4분의 1인 1260억원을 부담하고, 이곳을 개발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주)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가 주변 부지를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해 마련한 수익으로 나머지 절반을 냈다.
현재 중앙 공용시설과 2000명 규모의 한국뉴욕주립대 캠퍼스까지 완공됐다. 하지만 한국뉴욕주립대의 올해 학생 유치가 부진한 탓에 다른 입주 예정 대학들도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고, 그로 인해 나머지 공사는 계속 연기되는 실정이다.
한국뉴욕주립대 등 송도 입주 외국 대학들은 국내 학생들이 외국에 가지 않고 외국 졸업장을 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분교 설치를 결정했다. 중앙정부와 인천시의 파격적인 지원도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을 수 있다. 하지만 조지메이슨대가 오는 9월 개교 예정을 내년 3월로 늦추는 등 외국 대학들의 개교 일정은 순탄치 않다.
송도=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