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급형 3D TV 패널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보급형 3D(3차원) TV패널을 만든다. 기존 셔터글라스(SG) 방식의 3D패널을 개량해 값을 낮춘 제품이다. 편광필름(FPR) 방식인 LG디스플레이의 3D패널을 채용한 3D TV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확산되자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3D TV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일 “하반기부터 보급형 3D TV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하이엔드급부터 보급형까지 3D패널의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3D 패널을 만드는 기술은 두 가지다. 삼성이 주도하는 SG 방식은 신호를 받은 안경의 좌우 렌즈가 교차로 깜박여 뇌가 3D를 인식하도록 한다. 화면 해상도가 높은 풀 HD를 구현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값비싼 안경을 써야 한다. 반면 LG가 개발한 FPR 방식은 TV 화면에 부착된 편광필름을 거쳐 나온 3D 화면을 편광안경을 통해 인식한다. 안경을 싸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삼성 등 디스플레이업계는 원래 SG 방식으로 3D 패널을 만들었다. LG디스플레이가 2010년 4분기 처음으로 FPR 방식을 개발하면서 삼성과 LG 간 싸움이 본격화했다. 처음엔 LG전자 혼자만 FPR 방식의 3D TV를 생산했으나 작년 하반기 중국 TV업체들이 FPR로 돌아섰고 올 들어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까지 FPR 진영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FPR 방식의 3D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40%대로 급속히 높아졌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FPR 점유율이 56%에 달했다. FPR ‘진격’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가격 경쟁력이다. 양 방식의 패널 생산원가는 비슷하지만 SG는 안경 값이 비싸 30~40인치대에서는 FPR에 밀린다. 50인치 이상 대형에선 양 방식의 가격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G 방식은 유지하되 ㎐를 낮추고, 백라이트인 LED(발광다이오드)를 엣지형(패널 전면이 아닌 테두리에만 LED를 까는 방식)으로 바꿔 값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서 팔리는 SG 방식의 3D TV는 120~240㎐(1초에 120~240장의 화면을 보여준다는 뜻)인데 이를 60㎐로 낮추는 방식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를 낮추면 어지럼증이 생기는 단점이 있었지만 기술혁신으로 이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가 보급형 3D패널을 내놓으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3D TV를 생산해 중국 등 신흥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