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 측과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서울시 전직 고위 공무원이 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1급)을 지낸 이인근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맥쿼리인프라 주식 1만여주(약 550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08년 12월 맥쿼리인프라 주식 5000여주를 처음 매입했고, 2010년 1500주에 이어 지난해엔 3300주를 추가로 샀다.

이 교수가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처음 매입한 2008년 12월은 9호선 개통을 앞두고 시와 메트로9호선이 기본운임 협상을 진행 중인 시기였다. 당시 도시계획국장이던 그는 한달 뒤 도시기반시설본부장에 임명됐다.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지하철을 비롯해 시 건설·토목 분야 등을 총괄하는 부서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2005년 5월 메트로9호선과의 실시협약이 체결될 당시 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계약실무를 총괄했다. 최근 9호선 과다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그는 “당시 계약은 합리적인 조사를 통해 결정됐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 사표를 냈다.

맥쿼리인프라는 호주계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내 최대 인프라펀드다. 국내 증시의 유일한 인프라펀드인 맥쿼리인프라는 형식상 펀드지만 거래는 주식 매매와 똑같이 이뤄진다. 2006년 상장된 맥쿼리인프라의 연간 배당률은 국내 기업 평균 배당률(1~2%)을 훨씬 웃도는 6~8%에 달한다. 맥쿼리인프라는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총 14개 국내 민자사업에 투자했다. 모두 최소운임수입보장(MRG) 조항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실무협상 담당자였던 이 교수가 이런 수익구조를 미리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증권 전문가의 추천으로 해당 주식을 매입했다”며 “맥쿼리인프라는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직무 연관성이 없는 종목으로 통보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맥쿼리인프라가 메트로9호선의 2대 주주라는 사실을 알고 투자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한편 맥쿼리 측은 “지분 5% 이하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명단은 알 수 없다”며 “이 교수가 투자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