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벳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
가격 8640만~8940만원
< 세르지오 호샤 : 한국GM 신임 사장 >
한국GM이 30일 고성능 스포츠카 ‘콜벳 쿠페’를 출시했다. 콜벳은 6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스포츠카의 대명사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북미 럭셔리 스포츠카 부문에서 판매 1위를 지킨 GM의 대표 모델”이라며 “콜벳으로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고성능 스포츠카로 이미지 변신
콜벳 쿠페는 8기통, 자연흡기 방식 6.2ℓ 엔진,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출력 58.7㎏·m의 성능을 낸다. 가격은 8640만~8940만원이다. 한국GM이 판매하는 차종 중 최고가다.
호샤 사장이 지난 3월 취임 후 첫 번째 카드로 고가의 스포츠카를 내놓은 것은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는 대우자동차가 GM에 인수된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3명의 사장이 이끈 한국GM은 ‘조직정비기→안정기→확장기’를 거쳐 왔다.
2002년 10월 GM대우 출범 후 초대 사장을 맡은 닉 라일리는 2001년부터 대우자동차 인수준비팀장을 맡은 협상전문가로 노조문제해결, 경영안정화에 힘썼고 2006년 취임한 CFO 출신 ‘재무통’ 마이클 그리말디 2대 사장은 금융위기와 GM 파산보호신청 등 위기 속에서 재무 기반을 다졌다. 2009년 취임한 마이클 아카몬 사장은 지난해 3월 GM대우에서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꾸고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 전년 대비 11% 증가한 14만여대를 판매하는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올초 유럽발 경제위기로 한국GM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천 부평공장의 생산량을 축소하고 적자인 오펠 유럽공장으로 이전한다는 소문이 돌았으며 내수침체 상황이 겹쳐 신차개발 중단 위기를 맞았다. 공교롭게 지난해 말 아카몬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했고 2월 글로벌 소형차 개발 책임자로 선임된 손동연 부사장이 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기설은 힘을 더했다.
호샤 사장은 콜벳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고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많이 팔 수 있는 볼륨카는 아니지만 GM도 고성능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경쟁 차종인 포르쉐 케이맨과 911, BMW Z4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침체 극복, 판매단가 개선이 관건
한국GM은 제품기획 전문가인 호샤 사장의 취임이 내수시장에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2006년부터 2년간 GM대우 시절 국내 제품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를 관장하는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GM대우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윈스톰도 그의 작품이다.
호샤 사장은 “강력한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계획 중”이라며 “곧 스파크 전기차를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에 선적하고 국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판매 목표와 신차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비즈니스의 영혼은 기밀 유지”라며 “다만 시장 점유율 10% 이상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목표는 여전하다”고 했다.
유럽 경제위기는 한국GM이 넘어야할 산이다. 한국GM은 전체 생산대수의 30%를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호샤 사장은 “유럽 경기침체로 시장 규모가 최대 40% 줄었고 판매대수도 급감하고 있다”며 “유럽 수출 위축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수침체에도 1분기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6.5% 이상 증가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50%가량 늘어난 1조5000억원을 시설투자와 신차 개발에 투입하고 유통망을 개선하기 위해 딜러 및 협력업체에 대한 투자금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