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발산업이 대미 수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2.7~10%인 신발류 관세가 철폐되자 업체들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트렉스타다. 국내 1위 아웃도어 신발 메이커인 트렉스타의 올해 1분기 대미수출은 지난해보다 5배나 늘어났다. 이미 중국의 생산라인을 2개 줄이는 대신 한국 공장을 증설했다. 직원도 올 들어 51명이나 새로 채용했다. 그런데도 한 주에 3일 이상은 야근해야 할 정도다. 이 모든 변화를 몰고 온 것은 바로 한·미 FTA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만 해도 전성기를 구가했던 부산 신발산업이다. 당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세계 유명 브랜드 생산을 거의 도맡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건비가 치솟자 이를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로 빠져 나갔다. 더 이상 안 된다는 체념의 소리만 들려왔다. 그러던 신발산업이 마침내 부활의 찬가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 그렇다. 기술력에다 관세혜택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자 중국으로 갔던 바이어들이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트렉스타 등 30여 개 신발 수출업체들이 몰려 있는 부산 녹산공단이 매우 바빠졌다. 해외로 나갔던 신발업체들까지 원산지 기준 충족을 위해 국내로 U턴하기 시작했다. 신발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성장산업이 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달라진 건 신발만이 아니다. 합성수지, 일반기계, 자동차 부품분야도 크게 선전하고 있다. 한·미 FTA가 지난 3월15일 발효됐지만 해외 바이어들이 그 전부터 주문에 나섰던 것이다. 3월 대미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9%나 늘어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런 효과가 지역산업 재도약과 고용 창출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거나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이런 변화를 보고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