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연계증권(ELS) 기초자산으로 대거 편입된 정유·화학주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원금손실구간(knock-in barrierㆍ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LS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설 경우 대량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원금 손실 구간까지 LG화학 -11%, S-Oil -20%

30일 우리투자증권은 LG화학은 25만원, SK이노베이션은 10만원, S-Oil은 8만원 이하면 녹인 배리어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와 괴리가 있으나 일단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발생할 경우 ELS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물량의 출회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LG화학의 ELS 수익률은 -17%로 발행규모가 878억원에 달해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25만원 이하에서 대량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날 오후 1시47분 현재 LG화학은 전날 대비 5.37% 내린 28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이노베이션(4.89%), S-Oil(2.01%), GS(3.13%)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재가를 기준으로 원금손실구간까지 SK이노베이션은 40%, S-Oil은 20% 가량 남아 있다. LG화학의 경우에는 11% 가량 추가 하락할 경우 녹인 배리어 구간에 진입한다.

◆ 화학株, 中 수요 회복이 '관건'…정유株, 계절적 비수기 진입

최근 정유·화학주의 약세 배경에는 실적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최근 중국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IFRS 연결 기준)은 4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6133억원)를 크게 밑돈 결과다. LG화학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835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주가 상승에 대한 긍정적 기대보단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높은 상황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0년 이후 LG화학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은 2.0배 수준이었다"면서도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로 주가가 밴드 하단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시황 개선 가능성과 신사업 성장성을 보고 다시 매수 관점을 유지해도 좋다는 것.

하지만 이 연구원은 "주가 상승 속도는 중국 경기 회복 속도와 맞물려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제품 수요 회복은 더딘 모습"이라며 "당초 전망과 비교해 중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석유화학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까지는 화학 업종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