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공동 39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8승에 빛나는 어니 엘스 (43)와 12년간 PGA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한 '예비 신랑' 제이슨 더프너 (35·미국)가 맞붙어 예비 신랑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더프너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이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64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엘스를 꺾었다.

더프너의 이번 우승은 결혼식을 1주일 앞두고 164번째 대회 출전 만에 이룬 쾌거여서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컸다.

4라운드는 더프너가 유리한 입장에서 시작했다. 챔피언조에 속한 더프너에 바로 앞서 플레이한 엘스는 첫 홀 출발 당시 14언더파로, 3타가 뒤진 불리한 상황이었다. 2번홀 버디가 역전의 신호탄이었다.

엘스는 5번홀에서 또 버디를 잡아 모두 2타를 줄였다. 반면 더프너는 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1타를 까먹었다. 순식간에 공동 1위가 됐다. 엘스는 7번홀에서 이글을 낚아 2타를 덜어내고 단박에 단독 1위에 올라 역전했다.

더프너도 기세를 굽히지 않았다. 바로 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를 만회한 뒤 8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공동 1위를 만들었다. 그 후 17번홀까지 아슬아슬한 파 행진이 이어졌고 마지막 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해 나란히 19언더파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파5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 1차전에서 더프너는 두 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엘스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의 벙커에 빠트렸다.

그러나 엘스가 벙커샷을 홀 2m 부근에 붙인 뒤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약 20ｍ 거리에서 퍼트를 시도한 더프너는 스리 퍼트를 하는 바람에 승부의 추는 다시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18번홀에서 다시 펼쳐진 연장 2차전에서 갈렸다.

더프너는 연장 1차전 상황과 비슷하게 투온에 성공한 뒤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버디 퍼트를 완성했다. 엘스는 역시 투온에 실패하고 파 세이브를 하는 데 그쳤다. 더프너는 "첫 우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루크 도널드 (35·잉글랜드)는 마지막 날 5타를 줄여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도널드는 이 대회 성적으로 2주 전 로리 매킬로이 (22·북아일랜드)에게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경주(42)가 공동 39위(8언더파), 노승열(21)이 66위(3언더파)를 차지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