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근혜 1인 지배로 黨 자생력 잃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을 경영하고 외교현장에서 뛰어보고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산업화 민주화에 이어 국민통합이라는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이 고르게 분배되고 계층 간 이동이 용이해지도록 하겠다”며 “기술 개발과 기업 투자 활성화, 개방과 경쟁을 통한 경제 살리기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대기업은 국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적으로 강제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하는 게 제일 좋지만 잘 안 되면 법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기본적 사회안전망도 취약한데 새로운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사다리(교육)-일자리-울타리(복지서비스)를 튼튼히 해주는 ‘키다리아저씨’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키다리아저씨 복지론에 대해 “정부에만 복지를 맡기지 말고 우파가 더 많은 사회 환원과 기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이 구호에 그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당이 1인 지배체제에 들어갔으며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우리 스스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거부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경선룰이 안 바뀌면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등 다른 여권 잠룡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내뿐 아니라 당 바깥에 있는 사람들과도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출마를 선언한 김 지사는 지난 주말 부산에서 팬카페 회원 등 지지자 300여명과 산행을 하는 등 부산·경남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부산 동래구의 한 교회와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하는 등 종교계 인사들과도 접촉했다. 그는 천주교 신자다.

김 지사는 정 의원의 출마에 대해 “괜찮은 분과 경선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당내 경선이 더 활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내달 10일께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에 사는 대학생들과 북한산을 등반했다. 30일 오전에는 경남 창원 함안 진주를 돌고 오후에는 사천에 들러 중소기업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태훈/김재후/이현진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