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1번지에 있는 롯데면세점 본점이 지난해 1조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980년 1월 국내 첫 종합면세점으로 문을 연 지 31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대한민국 쇼핑 1번지’로 자리잡은 이곳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꿈을 실현한 곳이다. 그는 1979년 12월 “국내에 선진국 수준의 품격 있는 점포를 만들겠다”며 이곳에 ‘롯데쇼핑센터’(롯데백화점 본점)를 개장했던 것. 이후 몇 차례 증축을 통해 ‘롯데타운’으로 확장했다. 4~5년 전부터는 한국을 찾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르는 필수 코스로 부상했다. 신 총괄회장이 이 롯데타운을 놓고 지인들에게 “꿈은 이뤘다”고 자주 얘기하는 이유다.

‘롯데 소공동 1번지’는 지난해 5월 시작된 확장·전면 리뉴얼 공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면세점 본점을 합쳐 ‘3조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면세점, 연매출 1조원 돌파

롯데백화점 본점 9~10층에 있는 롯데면세점 본점(영업면적 7603㎡)의 작년 매출은 2008년 4993억원에서 3년 새 2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세계 공항 면세점 매출 1위에 오른 인천공항면세점의 60%,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의 22%에 달한다.

올 1분기 매출도 31%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 동력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늘어나는 중국인 등 아시아 관광객이다.

중국인 매출은 2009년에 전년 대비 155%, 2010년 108%, 지난해 132% 늘어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80%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인 비중도 2009년 5%에서 올 1분기엔 34%로 높아졌다.

일본인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58%로 떨어졌지만 매출 자체는 지난해 28%, 올 1분기 45% 증가했다. 내·외국인 매출 비중은 2009년만 해도 엇비슷했지만, 올 1분기에는 외국인 비중이 65%로 올라갔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소공동 본점은 명동과 가까운 롯데타운에 있어 타 점포에 비해 입지 면에서 유리하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보는 점포”라고 말했다.

면세점 본점은 늘어나는 외국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올초부터 백화점 식당가였던 11층 절반을 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토리버치 랑방 등이 새로 입점했고, 면세점 최초의 남성 편집매장인 멘즈콜렉션과 멘즈존도 선보였다. 이달 말 버버리와 제냐 매장을 새로 열면 11층 리뉴얼이 완결된다.

◆백화점, 화장품·구두 매장 확대

백화점 본점은 11층 공간을 롯데 면세점에 내줬지만, 최근 롯데호텔 지하 1층 아케이드를 백화점 매장으로 전환했다. 영업면적은 6만9400㎡로 3640㎡ 증가했다. 2005년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확장 리뉴얼이다.

지하 1층에 1090㎡ 규모의 화장품 매장을 추가로 구성했고, 25개 구두 브랜드로 이뤄진 구두 전문관을 들여놨다. 통합금융센터와 우수고객 라운지 등 편의시설도 배치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999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작년엔 1조6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백화점과 면세점을 합친 ‘소공동 1번지’ 매출은 2조6730억원에 달했다”며 “올해 면세점 성장세가 이어지고 리뉴얼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면 3조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