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일 한솔개발 대표(54)는 직원들 사이에서 ‘필드의 알람시계’ ‘모닝콜’로 통한다. 매일 새벽 누구보다 빨리 리조트로 나와 업무를 보는 스타일 때문이다. 그는 오크밸리에서 근무한 지난 13년간 매일 첫 티오프 시간 전에 필드에 나와 골프 코스를 점검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안 대표의 첫 직장은 한솔제지. 이후 한솔그룹 관련 계열사를 돌면서 클럽700, 한솔개발 골프사업부 부장, 오크밸리 총괄 지배인, 업무총괄 등 리조트 관련 업무를 섭렵했다. 작년 말 오크밸리의 새 사령탑에 선임됐을 때 “적임자가 왔다”는 평가가 회사 안팎에서 나왔다.

안 대표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크밸리의 비전을 소개했다. 그는 “올해 하와이, 사이판, 중국 등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고객들은 오크밸리 회원권 하나만 갖고 있으면 세계 유명 골프장까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출근이 힘들지 않습니까.

“코스 점검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건 CEO(최고경영자)의 임무죠. 사장 취임 후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골프장 63홀뿐 아니라 스키장, 콘도까지 더 넓게 본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오전엔 현장에 나가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나면 이런저런 기획을 합니다. 부부 대회나 시니어 대회 같은 이벤트도 생각해 보고, 계절이나 시간별로 변동요금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조금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운동을 즐기는 편입니까.

“시간이 부족해 자주 즐기지는 못하지만, 운동은 무엇이든지 좋아합니다. 골프를 시작한 게 1994년 클럽700 시절이니까 구력이 17년입니다. 개인적으로 골프는 드라이브 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70야드가량 날리니 나름대로 장타자 아닙니까. 핸디캡은 80대 중반 정도입니다. 스키는 최근에야 배웠습니다. 스키장을 운영해야 하니 고객 입장에서, 고객 가까이에서 호흡하기 위해 배웠죠. 학창시절에는 한때 격투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솔 오크밸리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골프장은 회원제 54홀, 퍼블릭 9홀으로 국내 리조트 중 최대입니다. 시설 역시 천혜의 절경과 잘 어울립니다. 골프미학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죠. 친환경 베스트 골프장으로 여러 번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1105실의 유럽풍 콘도미니엄도 그렇고, 2006년 개장한 스키장도 그렇고 고객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조부모와 부모, 자식 등 3대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종합 명문 리조트죠.”

▷대표 취임 후 중점을 두는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올해는 세계적인 명품 리조트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회원 가치 극대화’를 첫 목표로 삼았습니다. 고객의 변화에 부응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첫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나가고, 운영 측면에서도 조직과 문화를 재정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어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까.

“국내에는 400여개의 골프장이 있습니다. 클릭만 하면 골프장 정보는 물론 부킹도 할 수 있습니다. 이들 모두 최고를 지향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최고는 더 이상의 최고가 아닙니다. 이미 평준화가 이뤄졌고, 이제 또 다른 최고의 가치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시설이나 관리 수준이 아니라 사람, 즉 회원 만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잘 구축된 인프라 위에 오크밸리만의 특화한 회원 부가가치 창출 서비스까지 추가하는 게 가장 절실한 차별화 전략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오크밸리로 가는 길이 빨라졌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서울서 오크밸리까지 가는데 적어도 1시간 반은 걸립니다. 2016년이면 이게 50분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경기도 광주와 강원도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완공되기 때문입니다. 제2영동고속도로 월송 IC에서 오크밸리까지는 3분이면 됩니다. 오크밸리가는 길이 확 가까워지게 되는 셈이죠.”

▷해외 네트워크 확충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제 리조트 사업도 국내에만 머물러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특화 사업의 하나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유명 골프장, 리조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죠. 고객들은 오크밸리 회원권 하나만 갖고 있으면 제휴를 맺은 골프장, 리조트를 싼 값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선전 미션힐스CC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앞으로 하와이 사이판 등으로 제휴 범위를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문화 리조트라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개념입니까.

“리조트는 단순히 놀고 즐기는 공간만은 아닙니다. 문화가 추가돼야 합니다. 그래야 특별한 휴식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1등이 아닌 프리미엄 1등, 감동 서비스가 아닌 특화 감동 서비스가 오크밸리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이를 통해 ‘골프 & 스키, 문화 리조트’로 위상을 재정립해 나갈 생각입니다. 골프, 스키, 콘도 각각의 특성을 살려 회원 만족은 물론 영업 활성화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회원과 스킨십을 자주 가져야 고객이 원하는 핵심 가치를 찾아낼 수 있겠죠.”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