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주식시장인 유가증권시장은 최근 거래대금이 줄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개별 주식 선물시장은 이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5조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 2월(6조8482억원)과 3월(5조3680억원)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3일 거래대금은 3조5790억원에 그쳐 1월2일(3조3042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개별 주식 선물시장은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28만계약이던 하루평균 거래량은 이달 들어 38만계약으로 35.7% 늘었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로 돌아선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 선물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매도 주문을 내고 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외국인은 295억원가량의 선물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주 매도 타깃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포스코 기아차 SK이노베이션 등이다.

개별 주식 선물시장의 거래 급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기아차 같은 종목은 올 들어 가격이 많이 올라 현물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현물시장의 주식 매수에 대한 헤지를 위해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현물 주식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현물을 팔기보다는 일단 선물 매도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파생상품 시장의 환경 변화에 따른 ‘풍선효과’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상범 대우증권 파생팀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금융당국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데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가격도 많이 올라 두 시장에 있던 자금이 주식 선물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