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세대 "우리는 일하고 싶다" … "뭐가 됐든 다시 시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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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인 100만 시대. 은퇴 후 다시 경제활동을 원하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24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서울시 노인취업훈련센터는 취업 희망 노인들로 붐볐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취업준비훈련’ 과정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수료해야 취업 알선을 받을 수 있다.
참석자들은 오후 4시30분까지 이어진 장시간 훈련에 적극 참여했다. 생애 처음으로 학교수업을 듣는 학생처럼 자세를 바로하고 집중한 채 강연을 들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1층에 자리잡은 이 곳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유일한 노인취업 훈련기관. 서울시 25개 구에 각 1곳씩 있는 고령자 취업알선센터에 구직을 신청한 만 55세 이상 서울시민은 모두 여기서 직업교육을 받는다.
이날 열린 ‘취업준비훈련 12기’ 과정에선 이력서 작성법, 면접 예절, 재취업 자세 등 취업에 필요한 기본소양 교육이 이뤄졌다.
A씨(67)는 “현재 아무 일도 안하고 쉬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며 “수업을 들은 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취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취업훈련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알선센터에 등록한 노인 구직 신청자는 1만9392명으로 전년보다 7725명 증가했다. 하지만 고용업체와 취업 희망자간 시각차로 구직과정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센터를 운영하는 서울시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구인 기업을 발굴하는 게 쉽지 않다. 기업 측이 요구하는 인력에 적합한 분을 우선 소개하기 때문에 취업훈련 과정을 이수해도 모두 취업하기가 어렵다” 며 “지난해 취업률은 약 27%”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은 체력과 기억력에 한계가 있어 고용시장에선 전문화된 인력보다 단순 업무를 소화해낼 인력을 요구한다” 며 “취업 희망자와 기업 현장간 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노인들이 주로 취업하는 직종은 남성은 환경미화나 경비 인력, 여성은 가사도우미 등이다. 센터 측은 지난해 단순노무직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의 56.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노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해 민간기업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어렵다” 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려면 노인의 노동이 단순히 사회공헌으로의 의미를 갖는 것을 뛰어넘어 노인 인력의 성실성과 정직함 등 다양한 장점이 부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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