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패션에 민감하다. 야외활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이 행선지와 일정에 고민할 때 여자들은 그날 입을 옷부터 고른다. 최근 아웃도어 활동이 젊은 여성층으로 확대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K2가 스타일을 중시하는 여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세련된 아웃도어 라인을 선보일 여성 모델을 기용하게 된 이유다. 하지만 까다로운 여심을 사로잡으려면 하나의 스타일만 강조해선 부족했다. 다양한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던 K2는 세 명의 모델을 동시에 내세우기로 했다.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인 모델 장윤주와 차예련 한혜진 3인방을 올 봄·여름 시즌 여성 광고 모델로 선정한 것이다. 누구를 따라 입어야 가장 스타일리시할까. 이제 아웃도어도 ‘골라 입는 재미’를 주는 시대다.


○아웃도어 뮤즈 3인방, 각각의 캐릭터를 표현

아웃도어는 사용 목적과 기능성에 따라 다양한 제품과 라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할지 고민하는 고객들이 많다. K2는 여성 모델을 통해 아웃도어 웨어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자신의 성향과 산행 스타일에 따라 보다 현명하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번 K2 광고의 컨셉트는 3가지 아웃도어를 3명의 모델이 각각의 캐릭터로 표현하는 것이다.

K2는 ‘3가지 아웃도어 코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장윤주는 겁없는 도전으로 세계적인 톱 모델이 됐고, 지금도 다양한 부문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런 캐릭터를 고려해 장윤주를 기능을 중요시하는 ‘익스트림 코드’ 모델로 선택했다. 장윤주가 표현한 익스트림 코드는 설악산 지리산 등 중장기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제품 라인이다.

모델 출신 배우로 시크하고 도도한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차예련은 여성적이면서 심플하고 세련된 ‘트레킹 코드’로 매칭했다. 차예련이 표현한 트레킹 코드는 올레길, 둘레길을 비롯해 근교의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알맞은 라인이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한혜진은 멀티 기능이 있는 ‘컴포트 코드’에 잘 맞았다. 한혜진은 산과 바다, 계곡 등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코드를 표현했다.

모델들의 캐릭터는 촬영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각 제품의 코드를 잘 살려냈다. 장윤주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스태프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차예련은 부드러운 미소와 절제된 포즈로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을 잘 표현했다. 한혜진은 톱모델답게 액세서리 코디나 소품 활용 등을 직접 제안하는 등 촬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아웃도어 뮤즈’로 떠오른 톱모델 3인방은 과감한 포즈와 스타일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 최고의 모델답다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보정이 필요 없는 황금비율 몸매는 현장 스태프들의 넋을 빼놓았다는 후문이다.

이태학 K2 마케팅본부장은 “K2는 트렌드리더인 장윤주 차예련 한혜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통해 각 제품 라인의 특징을 표현했다”며 “K2 모델들은 고객들이 현명하게 아웃도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스타일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만의 아웃도어 코드를 찾아라’

K2는 ‘나만의 아웃도어 코드를 찾아라’라는 컨셉트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채택했다. K2 홈페이지에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아웃도어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띄워놓은 것이다. 예컨대 참여자가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 등산하기로 했으면 평평하고 긴 코스보다는 험난하지만 짧은 코스로 가는 것이 좋다’ ‘무엇이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타입이다’ ‘여행을 떠나려면 편안함이 우선이다. 불편한 옷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등의 질문에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하면 본인의 성향이 어떤지 알려주는 식이다.

온라인 마케팅업체 울제와 함께 만든 이 프로그램은 K2코리아 마케팅팀에서 3주간 직접 질문을 만들고 내용을 다듬었다. 단순히 질문만 나열한 게 아니라 K2 고객들의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과 성향을 분석, 반영해서 만들었다.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기종에 관계 없이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테스트가 가능하다. 모바일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약 열흘 만에 참가자 수가 4000명을 돌파했다.

김형신 K2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아웃도어 의류를 처음 구입하려는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실제로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 유익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운 이벤트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2는 이달 중순부터 장윤주 차예련 한혜진 3인방과 함께 ‘나의 아웃도어 코드를 찾다’라는 컨셉트로 3편의 TV 광고와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