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가 50여명이 ‘세계조각의 메카’ 이탈리아에서 합동 전시회를 연다.

김영원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은 24일 “국내 인기 조각가 52명이 이탈리아 예술도시인 피에트라산타의 도메니코 롬바르디 시장 초청으로 산타고스티노미술관에서 내달 5일부터 31일까지 대규모 작품전을 열고 유럽에 K아트 진출의 돌파구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한국 조각가들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로 유럽을 파고들며 우리 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K팝처럼 ‘미술 한류’ 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특별히 관심을 끈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대규모 해외 조각그룹전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김 이사장은 “한국 조각가들이 피에트라산타 인근 카라라에 진출한 지 30년 만에 이룬 쾌거로 한국 조각예술의 발전을 함축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부호들의 고급 휴양지인 피에트라산타는 국제 조각도시로 유명하다. 인근의 대리석 산지인 카라라에서 좋은 석재를 구할 수 있어 많은 조각가들이 찾아오고 있다. 조각의 거장 미켈란젤로와 헨리 무어, 마리노 마리니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페르난도 보테로, 이사무 노구치 등이 이곳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한국 조각 세계 속으로 (K-sculpture to the world)’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박석원 김용원 박헌열 심영철 박은선 씨 등 50여명의 작품 250여점을 특별전 형식으로 꾸민다.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조각 작품, 손의 감각을 중시한 작품, 실험적인 조각 등 특색있는 작가들의 작품만 골랐다. 피에트라산타 대성당 앞 광장에서 산타고스티노미술관 야외 정원까지 전시될 작품들은 그 자체로 거대한 퍼포먼스를 이루며 ‘K아트’ 물결을 이룰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국제무대 진출에 대한 전략적 홍보 시스템이 부족했는데 많은 조각가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미술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입체예술의 특성을 일깨우면서 유럽 관람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참여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덕봉 권치규 김연 김건주 김경민 김대성 김선구 김세일 김승환 김양선 김영원 김정희 김창곤 김태수 김희경 나진숙 문병두 박석원 박은선 박찬용 박태동 박헌열 성동훈 손미경 신치현 신한철 심보경 심영철 안병철 안치홍 양영회 양태근 오동훈 오상욱 왕광현 원인종 유재흥 이수홍 이주영 이재효 이정주 임영희 장형택 전항섭 정현 정국택 조은희 주동진 최재연 최태훈 최혜광 한진섭.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