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와 핵심 참모들이 줄줄이 물의를 빚고 있다. 청와대는 임기 말 바람 잘 날 없이 몰아치는 '파문'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5일 로비자금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2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 전 위원장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시행업자인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로비자금 수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23일 금품수수을 일부 시인했다.

그는 한 일간지와의 통화에서 "파이시티 측 이동율 씨는 학교 후배로 나와는 특수 관계"라고 밝히며 "2007년 대선 당시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나 정세 분석 등으로 많은 일을 했고 그런 관련된 일에 썼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거리낄 것도 숨길 것도 없기 때문"이라며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일각에서 최 전 위원장에게 배신감을 토로하는 것에 대해선 "나를 보호해줘야지…"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문제가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면서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까지 칼을 뻗쳤다.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시행업체 측으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았는지를 수사하기 위해 박 전 차관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 전 대표 이정배 씨는 최근 검찰에서 "브로커 이동율 씨가 최시중, 박영준 씨를 잘 안다고 해서 2004년부터 수십억 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현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인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도 25일 '부정 의혹'에 합류했다.

곽 위원장이 2009년 6월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서울 강남구의 고급 룸살롱에서 6, 7차례 향응을 받은 사실이 한 언론사의 보도로 알려졌다. 이 술자리에는 신인 여성 연예인들도 동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정당국은 당시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CJ 측 관계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 라면서 “C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을 뿐”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야는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논란이 악재로 작용할 것을 경계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정권의 진퇴가 걸린 중대 사안"이라며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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