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현대차 브랜드 위상 높아져
현지 기자들 신형 아반떼와 싼타페 주목



23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오토 차이나 2012)'에서 가장 주목받은 전시장은 단연 현대자동차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나 당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이날 오전 10시30분 현대차 부스는 한국은 물론 각국에서 모여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현대차보다 1시간 먼저 언론공개 행사를 가진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본사에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참석했지만 현대차만큼 취재 열기가 뜨겁지 않았다. 특히 한국 기자들의 모습은 도요타 부스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키오 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도요타의 향후 중국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전시장을 둘러싼 취재진 수는 도요타가 현대차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혼다와 닛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현지 전략형 모델을 내놓은 현대차의 공격적인 경영이 일본차 업체를 충분히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온 츠지야 아츠시 자동차 담당 기자는 "일본차를 압도한 현대차 부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며 "거대한 부스를 설치한 현대차에 미디어 관계자들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은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 부스에서 만난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베이징현대는 중국시장에서 '홈그라운드'와 같은 브랜드" 라며 "이번 모터쇼에 중국 기자들만 수천명이 찾아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신차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1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쉬허이 베이징현대 회장(동사장)은 "베이징현대는 2002년 설립 후 10년간 총 350만 대를 팔아 200억 위안(3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15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 여름 중국3공장 준공에 들어가 내년부터 중국 내 1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3공장에선 중국형 아반떼와 싼타페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판매량이 더욱 늘어나면 3공장에서 연산 40만 대 생산 규모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승탁 현대차 부사장(해외영업본부장)은 "오는 7월에 3공장이 완공되면 올해 80만 대 이상을 중국에서 판매한 뒤 내년에는 현대차만 100만 대 판매가 가능해질 것" 이라며 "현대차는 앞으로 중국 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이날 신형 아반떼(현지명 랑둥) 및 싼타페를 중국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두 차종 모두 현지 소비자 니즈에 맞춘 중국형 모델이다. 신차 발표를 축하하는 자리엔 쉬허이 동사장을 비롯 백효흠 베이징현대 사장, 양웅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그룹 임원진이 참석했다.

베이징(중국)=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