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2000선을 밑돌면서 증시가 약세 추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닌지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 1960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최근 2주간 코스피지수 종가는 단 이틀만 2000선을 웃돌았을 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1960선의 지지력은 유효하다며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라고 권하고 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960선은 지난 1월 말에서 2월 초 증시가 강하게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구간이자, 지난달 지지선"이라며 "시장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약화돼 지수가 1960선을 소폭 밑돌 가능성은 있지만 그 부근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도 시장에 크게 충격을 줄 만한 악재가 보이지 않아 1차적으로 1960선이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증시가 반등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스페인 재정 위기, 프랑스 대선 등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만 대응책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금융시장이 내부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수 등 추가 대응책이 나오면 시장�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970선을 이탈하느냐에 주목하라고 권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외국인의 매도세 등 수급을 고려할 때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1937)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나 일단 이날 종가가 1970선을 지켜내는 지를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 종가는 지난 2월 1일 이래 1970선을 밑돈 적이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또 코스피지수의 지지력을 믿는다면 IT, 자동차를 저가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배 연구원은 "IT, 자동차 기업들은 올해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가 계속 조정을 받는다면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 팀장도 "지수가 밀리고 있다는 것은 대형주들이 밀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실적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조정을 받는, 삼성전자현대차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다만 화학 등 중국 경기에 민감한 소재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배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 소비 부양책 등을 고려할 때 소재 업종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긍정인 평가를 내놓았다.

반면 김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낙폭이 큰 종목인 화학주에 매기를 집중시키고 있는데 기관은 오히려 비중을 축소하고 있어 매수를 권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저점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다음주에는 4월 중국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