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ㆍ동문CEO 대담] Look West : 中ㆍ印ㆍ중앙亞 등 서쪽에 기회 있다…Look Local : 서울 아닌 지방에도 좋은 창업거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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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수 국민大 총장·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사회 / 허원순 지식사회부장
1960~70년대 맨손으로 '오퍼상' 창업해 세계로 나갔던
선배들 도전정신 이어가야
이것저것 경험하고 사회와 소통할 줄 아는 인재가
성공 가능성 훨씬 높아
사회 / 허원순 지식사회부장
1960~70년대 맨손으로 '오퍼상' 창업해 세계로 나갔던
선배들 도전정신 이어가야
이것저것 경험하고 사회와 소통할 줄 아는 인재가
성공 가능성 훨씬 높아
“그동안 한국의 발전 과정은 ‘룩 이스트(Look East·동쪽을 보라)’로 요약됩니다. 동해와 태평양 건너 미국만 바라보는 형태였죠. 이제는 중국과 인도 중앙아시아, 중동과 아프리카 등 서쪽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룩 웨스트(Look West)’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유지수 국민대 총장)
“요즘 대학생들이 서울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지방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총장님을 따라하자면 ‘룩 로컬(Look Local)’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20여년 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는 이렇게 웃으며 의기투합했다. 지난 12일 국민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총장과 동문 최고경영자(CEO)의 만남’ 자리에서다.
1987년부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유 총장은 학점이 짜기로 교내에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1991년 봄학기 원가관리 수업에서 윤상규 학생(경영학과 90학번)에겐 A+를 주고야 말았다. 유 총장은 “예습·복습은 물론 특유의 융화력으로 그룹별 과제도 훌륭하게 이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2012년 4월12일. 깐깐했던 교수는 국민대 10대 총장이, 제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CEO가 돼 모교 총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인사와 함께 잠시 옛 추억을 나누던 두 사람은 곧 경영학과 교수와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서 우리 청년들이 가져야 할 기업가 정신과 사회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진지한 토론에 빠져들었다.
▶사회=창업에 성공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요.
▶윤상규 대표=요즘은 인터넷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특히 젊은이들은 인터넷 없이 사는 게 불가능할 정도이기 때문에 ‘창업’이라고 하면 막연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친구들 8명이 네오위즈를 창업한 1997년은 인터넷이 막 전파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회사도 함께 성장했죠. 물론 당시 뛰어난 ‘선견지명’ 같은 것을 가진 것도 아니고 운이 많이 따라줬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은 갖고 있었습니다.
▶유지수 총장=윤 대표님은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술의 발전’이라는 큰 기회를 잘 잡으신 것이 창업의 성공 비결로 보입니다. 창업 성공을 위한 배경으로 또 꼽을 수 있는 것은 ‘중심 지역의 이동’도 있습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것은 ‘중국’이라는 지역적 기회를 잡은 덕분이라고 할 수 있죠. 행동 양식의 변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대체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들 수 있습니다.
▶윤 대표=총장님이 제시해주신 ‘지역의 기회’에 크게 공감합니다. 창업을 생각하는 젊은이라면 시장을 전 세계로 넓혀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사업 아이템 자체는 농업과 같은 1차 산업이 될 수도 있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은 2·3차 산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트렌드’를 잘 잡아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윤 대표=창의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재가 그런 트렌드를 잘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이것저것 해본 사원이 컴퓨터만 공부한 사원보다 게임을 잘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문학이나 수학, 심지어 생물학 전공자들의 역량도 좋은 게임을 만들 때 도움이 됩니다.
▶유 총장=기업인들에게 대학 졸업생들이 갖춘 기능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차이가 크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 영어 같은 스킬보다는 성실성, 협동성, 소통 능력과 같은 인성이더군요. 사람의 천성을 대학이 바꿔주긴 어렵겠지만, 소통을 위한 기본적인 자질은 길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학문 간 융합을 통해서죠.
▶사회=학문 간 융합이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까요.
▶유 총장=자동차 개발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는 엔진과 차체 등 기본적으로 기계공학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행동 양식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은 물론 인문학적 지식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공학도, 디자이너, 인문학자가 상대방 분야의 지식 없이 회의를 하면 그 회의는 틀림없이 겉돌게 됩니다. 서로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죠. 대학에서 여러 전공 지식을 접해 보면 이런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윤 대표=총장님이 말씀하신 인재는 기업에서뿐 아니라 창업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봅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이자 리더로 부상하려면 전공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확보하는 건 기본이고, 사회 전반의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갖춘 진정한 인재가 많이 나와줘야 합니다.
▶사회=대학 교육은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
▶윤 대표=현재 정부의 대학 평가는 모든 대학을 취업률이라는 획일화된 잣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너무 근시안적이죠. 이공계를 발전시키려는 대학이나 인문학을 육성하려는 대학에는 그 나름의 가산점을 줘야 합니다. 정부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대학이 성과를 낼 때까지 참을성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 창업과도 곧바로 연관이 됩니다. 창업은 언젠가는 대박을 칠 수 있다고 믿고 꾸준히 도전하는 것이죠. 대학이 먼저 일정한 분야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그걸 배울 수 있습니다.
▶유 총장=평가와 관련해서 조금 덧붙이자면, 저희 대학은 지표만큼이나 내실화를 중요하게 보려고 합니다. 예컨대 외국인 학생 비율은 지표지만, 그 외국 학생들의 수준은 내실화입니다. 두 요소를 잘 연결하는 것에 대학 경영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봅니다.
▶사회=창업 활성화를 위해 또 무엇이 필요합니까.
▶유 총장=우리 사회가 1960~1970년대의 도전 정신을 많이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퍼상’이라는 말 요즘 들어보셨습니까. 사무실도 없이 서류가방 하나만 들고 무역 전선에 뛰어들던 젊은이들 다 어디갔을까요.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무턱대고 ‘도전 정신을 가져라’고 해서도 안됩니다. 길을 제시해줘야죠. 저는 우리 청년들에게 ‘룩 웨스트’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처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 서쪽에 있습니다. 인구 5000만명, 국민소득 2만달러의 경제 규모인 내수시장에 매달려선 창업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해외 시장을 목표삼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합니다.
▶윤 대표=100% 동감합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지방에도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룩 로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부가 농작물과 같이 1차산업도 얼마든지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고 유통도 큰 자본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죠. 젊은이라고 해서 꼭 정보기술(IT)이나 모바일 아이템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부도 청년들이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산업들을 적극적으로 키워주고요. 그렇게만 할 수 있으면 청년 실업은 물론 수도권 경제력 집중과 지방 고령화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대학이 어떤 인재를 키우면 좋을까요.
▶윤 대표=저희가 인터넷과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회사지만 요즘 필요한 인재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려면 무엇보다 소통의 재능이 필요하죠. 귀가 열려 있어야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키워줘야 할 역량은 바로 소통인 것 같습니다.
▶사회=대학이 기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유 총장=기업들이 지명도 높은 대학만 지원하려는 생각을 조금 바꿔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위권 대학에 가보면 온갖 기업들의 이름이 붙은 건물들이 들어차 있지만 조금 덜 유명한 대학에는 그런 건물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학들도 선택과 집중으로 특성화 수준을 높여야겠지만 기업도 그런 대학들의 노력에 맞춰 투자를 해줬으면 합니다. 국민대는 자동차공학과 디자인에선 국내 어느 대학 못지 않게 특성화가 잘 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강점을 더욱 살릴 계획입니다. 이 분야의 인재가 필요한 기업들은 우리 대학에 투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대학도 특성화 분야에 맞게 투자를 받으면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유지수 총장은
유지수 국민대 총장(60)은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등을 지낸 국내 자동차산업 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어버너샴페인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경영대학원장, 연구교류처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10대 총장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윤상규 대표는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41)는 국민대 경영학과 90학번으로 1997년 졸업과 동시에 나성균 네오위즈그룹 회장 등과 함께 네오위즈를 창업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윤 대표가 CEO에 오른 첫해인 작년 매출 6677억원(2010년 대비 55% 성장), 영업이익 1081억원(357% 증가)의 성과를 올렸다.
정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요즘 대학생들이 서울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지방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총장님을 따라하자면 ‘룩 로컬(Look Local)’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20여년 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는 이렇게 웃으며 의기투합했다. 지난 12일 국민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총장과 동문 최고경영자(CEO)의 만남’ 자리에서다.
1987년부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유 총장은 학점이 짜기로 교내에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1991년 봄학기 원가관리 수업에서 윤상규 학생(경영학과 90학번)에겐 A+를 주고야 말았다. 유 총장은 “예습·복습은 물론 특유의 융화력으로 그룹별 과제도 훌륭하게 이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2012년 4월12일. 깐깐했던 교수는 국민대 10대 총장이, 제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CEO가 돼 모교 총장실에서 다시 만났다. 인사와 함께 잠시 옛 추억을 나누던 두 사람은 곧 경영학과 교수와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서 우리 청년들이 가져야 할 기업가 정신과 사회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진지한 토론에 빠져들었다.
▶사회=창업에 성공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요.
▶윤상규 대표=요즘은 인터넷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특히 젊은이들은 인터넷 없이 사는 게 불가능할 정도이기 때문에 ‘창업’이라고 하면 막연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친구들 8명이 네오위즈를 창업한 1997년은 인터넷이 막 전파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회사도 함께 성장했죠. 물론 당시 뛰어난 ‘선견지명’ 같은 것을 가진 것도 아니고 운이 많이 따라줬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은 갖고 있었습니다.
▶유지수 총장=윤 대표님은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술의 발전’이라는 큰 기회를 잘 잡으신 것이 창업의 성공 비결로 보입니다. 창업 성공을 위한 배경으로 또 꼽을 수 있는 것은 ‘중심 지역의 이동’도 있습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것은 ‘중국’이라는 지역적 기회를 잡은 덕분이라고 할 수 있죠. 행동 양식의 변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대체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들 수 있습니다.
▶윤 대표=총장님이 제시해주신 ‘지역의 기회’에 크게 공감합니다. 창업을 생각하는 젊은이라면 시장을 전 세계로 넓혀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사업 아이템 자체는 농업과 같은 1차 산업이 될 수도 있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은 2·3차 산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트렌드’를 잘 잡아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윤 대표=창의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인재가 그런 트렌드를 잘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이것저것 해본 사원이 컴퓨터만 공부한 사원보다 게임을 잘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문학이나 수학, 심지어 생물학 전공자들의 역량도 좋은 게임을 만들 때 도움이 됩니다.
▶유 총장=기업인들에게 대학 졸업생들이 갖춘 기능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차이가 크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 영어 같은 스킬보다는 성실성, 협동성, 소통 능력과 같은 인성이더군요. 사람의 천성을 대학이 바꿔주긴 어렵겠지만, 소통을 위한 기본적인 자질은 길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학문 간 융합을 통해서죠.
▶사회=학문 간 융합이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될까요.
▶유 총장=자동차 개발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는 엔진과 차체 등 기본적으로 기계공학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의 행동 양식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은 물론 인문학적 지식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공학도, 디자이너, 인문학자가 상대방 분야의 지식 없이 회의를 하면 그 회의는 틀림없이 겉돌게 됩니다. 서로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죠. 대학에서 여러 전공 지식을 접해 보면 이런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윤 대표=총장님이 말씀하신 인재는 기업에서뿐 아니라 창업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봅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이자 리더로 부상하려면 전공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확보하는 건 기본이고, 사회 전반의 문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갖춘 진정한 인재가 많이 나와줘야 합니다.
▶사회=대학 교육은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
▶윤 대표=현재 정부의 대학 평가는 모든 대학을 취업률이라는 획일화된 잣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너무 근시안적이죠. 이공계를 발전시키려는 대학이나 인문학을 육성하려는 대학에는 그 나름의 가산점을 줘야 합니다. 정부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대학이 성과를 낼 때까지 참을성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 창업과도 곧바로 연관이 됩니다. 창업은 언젠가는 대박을 칠 수 있다고 믿고 꾸준히 도전하는 것이죠. 대학이 먼저 일정한 분야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그걸 배울 수 있습니다.
▶유 총장=평가와 관련해서 조금 덧붙이자면, 저희 대학은 지표만큼이나 내실화를 중요하게 보려고 합니다. 예컨대 외국인 학생 비율은 지표지만, 그 외국 학생들의 수준은 내실화입니다. 두 요소를 잘 연결하는 것에 대학 경영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봅니다.
▶사회=창업 활성화를 위해 또 무엇이 필요합니까.
▶유 총장=우리 사회가 1960~1970년대의 도전 정신을 많이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퍼상’이라는 말 요즘 들어보셨습니까. 사무실도 없이 서류가방 하나만 들고 무역 전선에 뛰어들던 젊은이들 다 어디갔을까요.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무턱대고 ‘도전 정신을 가져라’고 해서도 안됩니다. 길을 제시해줘야죠. 저는 우리 청년들에게 ‘룩 웨스트’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국, 중앙아시아, 인도처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 서쪽에 있습니다. 인구 5000만명, 국민소득 2만달러의 경제 규모인 내수시장에 매달려선 창업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해외 시장을 목표삼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합니다.
▶윤 대표=100% 동감합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지방에도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룩 로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부가 농작물과 같이 1차산업도 얼마든지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고 유통도 큰 자본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죠. 젊은이라고 해서 꼭 정보기술(IT)이나 모바일 아이템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부도 청년들이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산업들을 적극적으로 키워주고요. 그렇게만 할 수 있으면 청년 실업은 물론 수도권 경제력 집중과 지방 고령화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대학이 어떤 인재를 키우면 좋을까요.
▶윤 대표=저희가 인터넷과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회사지만 요즘 필요한 인재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려면 무엇보다 소통의 재능이 필요하죠. 귀가 열려 있어야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키워줘야 할 역량은 바로 소통인 것 같습니다.
▶사회=대학이 기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유 총장=기업들이 지명도 높은 대학만 지원하려는 생각을 조금 바꿔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위권 대학에 가보면 온갖 기업들의 이름이 붙은 건물들이 들어차 있지만 조금 덜 유명한 대학에는 그런 건물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학들도 선택과 집중으로 특성화 수준을 높여야겠지만 기업도 그런 대학들의 노력에 맞춰 투자를 해줬으면 합니다. 국민대는 자동차공학과 디자인에선 국내 어느 대학 못지 않게 특성화가 잘 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강점을 더욱 살릴 계획입니다. 이 분야의 인재가 필요한 기업들은 우리 대학에 투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대학도 특성화 분야에 맞게 투자를 받으면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유지수 총장은
유지수 국민대 총장(60)은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등을 지낸 국내 자동차산업 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어버너샴페인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경영대학원장, 연구교류처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10대 총장으로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윤상규 대표는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41)는 국민대 경영학과 90학번으로 1997년 졸업과 동시에 나성균 네오위즈그룹 회장 등과 함께 네오위즈를 창업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윤 대표가 CEO에 오른 첫해인 작년 매출 6677억원(2010년 대비 55% 성장), 영업이익 1081억원(357% 증가)의 성과를 올렸다.
정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