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서모씨는 주식투자에 대한 ‘쓰린 기억’이 있다. 서씨의 직장 동료 한 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기아차 주식을 6000원대에 샀다. 처음에는 등락을 거듭하던 기아차 주가는 그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5월 중순께 1만2000원을 돌파했다. 이 얘기를 들은 서씨는 가지고 있던 쌈짓돈 1000만원으로 주식 계좌를 열었다. 서씨의 친구는 기아차를 추천했다. 전문가들이 시장 주도주인 기아차의 주가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고 얘기한다며. 그러나 서씨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진 주식이 더 매력 있어 보였다. 그래서 SK텔레콤을 18만원대에 샀다. 결과는 참담했다. 그 이후 기아차 주가는 최고 8만4000원 선까지 올랐지만, SK텔레콤은 현재 13만원 선까지 하강 곡선을 그렸다.

연초 상승세를 보이던 주식 시장이 최근 들어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자 2009년 초 서씨와 같은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주가 조정을 틈타 주식을 사긴 사야겠는데, 뭘 사야 할지 선뜻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늦었지만 올해 시장의 주도주로 화려하게 컴백한 삼성전자 현대차 등과 같은 ‘주도주’를 살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주가가 많이 빠진 ‘낙폭과대주’에 베팅할 것인가가 고민의 핵심이다.

‘달리는 말’에 올라탈 것인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는 주식투자의 격언을 따를 것인가.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장 흐름이 여전히 주도주 중심이라며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