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자(사진)는 진보 경제학자다.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로 경제정의실천연합 재벌개혁위원장을 지냈다. 당의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개혁 및 특혜청산 팀장을 맡아 대기업 개혁을 핵심으로 한 총선 공약을 주도했다. 그는 인천 제물포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땄다.

홍 당선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권 4년간 진보개혁 진영은 새로운 경제체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며 “이제 학계와 정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복지·시장경제·노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상호 발전하는 ‘사회통합형’ 성장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홍 당선자는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 방식은 세계화 시대에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가를 후려치고, 노동자 임금을 깎고, 정리해고하는 대기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재벌개혁이 목적이 아니다”며 “경제민주화는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사회통합형 성장 모델로 넘어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편적 복지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양극화를 조장하는 불균형 성장 대신 사회통합형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기업과 각을 세우면서 반기업 세력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다”며 “정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홍 당선자는 “대기업도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대기업·중소기업·노동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상생하는 사회통합형 성장 모델로 가는 게 대기업에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나 순환출자 금지는 기본적인 조치일 뿐인데 이를 놓고 규제가 지나치다고 해선 안 된다”며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홍 당선자는 대선을 앞두고 중도적 색채를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국민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진보개혁 학자들은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합의라고 생각한다. 당이 국민의 뜻에 따라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