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이 나섰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이어가자 '오너' 회장님들이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회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함께 경영권 강화 목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지난 1월 27일 이후 지난 10일까지 여섯 차례에 거쳐 한라건설 주식 2만3000주(0.08%)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주식은 660만7665주(24.11%)로 늘었다.

이 기간 한라건설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라건설 주가는 지난 2월 9일 장중 1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 전날 1만2200원까지 떨어졌다.

정 회장의 한라건설 주식 매입은 회사 주가가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정 회장은 과거에도 주가 하락기에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343억원으로, 순자산가치 7355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라건설이 올초 증자와 만도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연 사업장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크게 줄일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일섭 녹십자홀딩스 회장도 지난 2월 이후 회사 주식을 꾸준하게 사들이고 있다. 허 회장은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녹십자홀딩스 주식 22만2380주(0.45%)를 순탉置� 보유주식을 508만7770주(10.27%)로 늘렸다.

경영권의 강화 목적도 있겠지만 시가총액이 보유 중인 녹십자 지분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종가 기준 녹십자홀딩스의 시가총액은 6113억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 지분 가치 6337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1월 호재로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회사 주식 100만주(2.50%)를 처분했던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도 지난 3월초 19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200원대로 떨어지자 주식을 사들였다. 유 회장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회사 주식 68만9000주(1.72%)를 장내에서 매수해 보유주식을 470만615주(11.75%)로 늘렸다.

고려아연 최장걸 명예회장은 지난 2월 중순 300주를 산데 이어 지난 6일 600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최창근 회장도 지난 16일 1212주를 매수, 보유주식을 17만412주(0.9%)로 늘렸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거나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며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오너' 경영진의 매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