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19일 독자 개발한 최신 순항(크루즈)미사일(현무-3C)과 탄도미사일(현무-2)을 공개했다. 순항미사일은 북한 전역의 핵, 미사일 기지를 비롯한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군은 북한 어느 곳이나 즉각 공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타격 능력을 갖춘 순항 미사일을 독자 개발해 배치했다”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 시 단호하고 철저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지금 공개했나

이명박 대통령은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 두 종류의 미사일 발사와 타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고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강한 힘을 갖고 있을 때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 북한을 압도하는 최신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40초짜리 동영상은 언론에도 공개됐다. 국방부가 1~2년 전에 실전 배치한 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 15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대내외에 선보인 데 대한 대응 조치 성격이 짙다. 우리도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강력한 대응 의지를 공표함으로써 북한이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북한이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우리 정부가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며 ‘서울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오차범위 1~2m

영상에 나타난 순항 미사일은 목표물의 측면과 상단을 정확히 파괴했다. 신 기획관은 “북한 전역의 모든 시설과 장비, 인원을 필요한 시간에 원하는 만큼 공격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발사하더라도 북한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사거리가 1000~1500㎞ 정도며 오차범위는 1~2m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 이남에서 발사 해도 평양 노동당사에 있는 김정은의 집무실 창문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또 실전 배치된 탄도미사일이 목표 상공까지 올라가 자탄(子彈)을 터뜨려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 탄도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300㎞로 축구장 수십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신 기획관은 전했다. 그는 “탄도미사일은 이동형 차량에 탑재된 발사대에서 발사된다”며 “미국이 개발한 지대유도탄인 에이테킴스보다 위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이 미국에서 수입해 배치한 에이테킴스는 사거리 300㎞로, 자탄을 터뜨려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 탄도 ·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은 탄도를 그리며 높게 올라갔다가 낙하하며 마하 4~5 정도의 매우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한다. 로켓을 추진체로 이용해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순항미사일에 비해 덩치가 크다. 순항미사일은 저공비행을 하며 속도는 마하 1 정도다. 자유롭게 비행 고도와 경로를 변경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미사일 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개발할 수 없다. 다만 순항미사일은 이 같은 제한이 없다.


홍영식 /차병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