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사는 공무원 김태성 씨(58)는 지난해 12월 결혼한 딸에게 일본 인기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선물했다. 구사마의 작품이 인기 있는 데다 물방울을 소재로 한 그림을 걸어 두면 부부에게 건강과 행운이 따를 것이란 생각에서다.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조경호 씨(66)는 내달 결혼하는 둘째딸의 혼수품에 그림을 포함시켰다. 최근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3000만원에 낙찰받은 작고작가 이대원 씨의 4호 크기 ‘농원’을 선물할 계획이다.

그림이 결혼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서울 청담동 등 화랑가에는 신혼부부의 방에 걸어줄 그림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주일에 두세 차례씩 예비 부부와 부모들이 화랑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그림을 문의한다. 주로 찾는 것은 화목, 행운, 돈, 다산을 상징하는 1000만원 이상의 구상 계열 그림들이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아예 혼례를 주제로 기획 경매를 펼친다. 오는 24일 실시하는 ‘혼례&KIDS’ 경매에는 전통 혼례복 차림의 여인을 그린 천경자의 ‘후원’(4억~6억원)을 비롯해 박수근의 ‘줄넘기’(2억5000만~4억원), 서세옥의 8폭 병풍 ‘화조영모도’(1500만~2000만원), 황영성의 ‘가족’, 김덕기의 ‘가족’, 권기수의 ‘동구리’ 등 80여명의 혼례 소재 작품 109점이 나온다. 출품작은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전시된다. (02)395-0330

‘엄마 마음-혼수품 그림’이란 기획전도 열린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로비의 한경갤러리에서 내달 21~30일 펼쳐지는 전시에는 작고한 남관을 비롯해 유영국 이수동 김정숙 한종석 정차석 씨 등 10여명의 행복과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 30여점이 나온다. (02)360-4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