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이 오는 27일 대전 컨벤션센터와 일산 킨텍스, 서울 롯데호텔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주도할 50개 연구단의 단장 선정을 위한 공개심포지엄을 연다. 오세정 원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성패는 연구단의 성공적 운영에 달려 있는 만큼 단장 자질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차로 압축된 후보자 11명이 대상이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복합 재료에서 새로운 현상’ ‘플라즈마 동역학’ 등 2개 주제를 놓고 노태원 서울대 교수, 패트릭 다이아몬드 미 UC 샌디에이고 교수 등 3명이 발표한다. 화학 분야에서는 나노 소자 및 물질에 관해 유룡 KAIST 교수 등 3명이,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터장 등 4명이 경합한다. 수학 분야에서는 오용근 미 위스콘신대 교수가 기하학과 위상수학에 대해 단독으로 발표한다.

후보자 1~2명당 국내외 석학으로 구성된 8명의 평가위원이 점수를 매긴다. 현장에서 참석자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응답 수준도 평가 대상이다. 총 15명으로 구성된 연구단선정평가위는 이 점수와 추후 비공개토론 점수 등을 합쳐 기초과학연 과학자문위에 제출한다. 과학자문위는 로저 콘버그 스탠퍼드대 교수, 김진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건립위원장 등 국내외 석학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평가 결과와 과학자문위 의견을 토대로 오 원장이 다음달 연구단장을 선정할 계획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한계에 직면한 국내 과학기술의 ‘캐치업(따라가기)’ 전략을 넘어서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새미 K 솔란키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장은 “어두운 곳에서 불을 밝히면서 새로운 길을 선도하려면 한국은 (따라가기를 통해 강점을 이룬) 전자 자동차 선박뿐 아니라 차세대 기술혁명의 원료가 되는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며 “(기초과학연) 설립은 매우 적절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주어진 과제에 연연하지 않고 연구단이 독자적 연구를 추진토록 한 것은 이 때문이다. 피터 풀데 연구단선정평가위 위원장은 “인물의 수월성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되 그동안 업적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많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과학벨트 거점지구(대전 신동·둔곡) 및 기능지구(천안 세종 오송오창), 50개 연구단 위치 선정 과정에서 지역 안배가 있었지만 이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또 과학벨트에 세계 최고 두뇌를 유치하기 위해 ‘브레인 리턴(Brain Return) 50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해외 우수인재가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환경 조성 등에 전폭적 지원을 하고, 연구그룹 운영 및 연구비 집행에 전권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내용이 많다. 유망연구자 대학 공동임용제, 학연교수제 등 대학과 연구소 간 장벽을 허무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