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사는 회사원 리원위엔 씨(22)는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찾았다. 친구에게 “한국 백화점이 세일 중”이란 얘기를 듣고 인터넷으로 브랜드별 할인율을 꼼꼼히 알아본 후 ‘1박2일 원정 쇼핑’을 온 것이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2층 영캐주얼 코너에 있는 이엔씨(EnC) 매장.

이엔씨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여성복 브랜드로 2010년 9월 중국에 진출, 올 1분기에 베이징 왕푸징백화점 등 66개 매장에서 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중국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20~30% 할인하는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고른 리씨는 “한국이 중국보다 30~40% 싼데다 할인까지 받으니 절반 가격에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정기세일 기간에 할인 혜택을 보기 위해 한국으로 원정쇼핑을 오는 중국 쇼핑객들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봄 정기세일이 시작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1주일간 중국인 매출은 인롄카드 결제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월1~7일)에 비해 150% 증가했다. 하루 평균 매출 기준으로 올 1분기보다 30% 많았다.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에서도 6~12일 중국인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20% 늘어났고, 올 춘제 기간보다 12% 많았다.

세일 기간 중국인 매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20~30대 여성들로, 정기 세일에 참여한 한국 패션브랜드 제품을 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6~12일 롯데 본점에선 중국인들의 여성의류 매출이 작년 봄세일 때보다 275% 급증한 반면, 해외 명품은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이엔씨 온앤온 오브제 오즈세컨 모그 등 중국에 진출해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브랜드들이다. 롯데와 신세계 본점에 입점한 이들 브랜드 매장에서 중국인 매출 비중은 20~30%에 이른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