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뚝' 떨어졌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이마트지수가 95.5로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마트지수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한 지수다. 100 이상은 전년 동기 대비 소비가 호전됐음을, 100 이하면 악화됐음을 나타낸다.

이번 지수 하락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지난 2월 이상한파로 신선식품 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이마트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지수가 가장 낮은 부문은 의(依)생활지수(90.2)였다. 이어 △식(食)생활지수 94.4 △주(住)생활지수 96.9 △문화(文化)생활지수 101.9 순이었다. 의생활지수는 한파로 인해 점퍼류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의류와 액세서리류, 신발 등의 판매는 대부분 90.0 이하를 기록했다.

또 그간 95.0 이상을 유지해오던 식생활지수는 이상기후 영향으로 공급량이 감소한 국산과일과 채소의 판매가 줄어들어 이마트지수가 생긴 이래 가장 낮은 94.4를 나타냈다. 실제 국내산 사과 88.2, 딸기 81.1, 고등어 83.9, 삼치 74.3 등으로 신선식품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 2월 가격이 급등한 채소의 경우 배추 71.9, 무 52.1 등으로 토마토를 제외한 상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이외에도 소비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침구, 가구 등의 내구재도 매출이 줄었다. 세탁기는 79.9, 냉장고는 76.1로 집계됐다.

김민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율은 2.6%대로 안정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과일, 채소, 공산품의 가격 상승과 고유가, 전세 대란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실질 소비는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문화생활 지수는 유일하게 100을 넘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기관리 상품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피트니스 용품은 105.5, 등산웨어는 222.9, 스포츠웨어는 159.6 등 자기 관리 상품의 판매량이 대폭 늘어났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