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KAIST 4학년생이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4월 동안 4명의 학생이 잇따라 자살한 데 이어 이 학교 교수까지 목숨을 끊으면서 비롯된 서남표 총장의 대학개혁 안에 대한 학내 논란이 다시 불붙게 될 전망이다.

이 학교 4학년 A씨(22)는 이날 오전 5시40분쯤 대전시 유성구 KAIST 기숙사 앞 잔디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나던 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투신 전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겼다. 유서에는 “열정이 사라지고 진로가 고민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학교 측은 즉각 교학부총장 등 교직원 6명과 학부·대학원 총학생회장 등 2명을 중심으로 비상대책팀을 꾸렸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수습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 총장도 이날 회의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구성원들이 받을 충격에 대한 조치, 재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교 운영방향을 둘러싼 서 총장과 교수협의회와의 갈등도 학생의 잇단 자살에서 비롯됐다. 서 총장식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두고 논란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