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해외서 잇단 호평…LG 휴대폰, 부활의 '날갯짓'
“타사 휴대폰을 사용하시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LG 제품을 사랑하지 않는데 고객들은 과연 우리 제품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LG전자를 포함한 LG그룹 계열사 건물에 가면 복도나 화장실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포스터 문구였다. 실상이 그랬다. LG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LG그룹에 다니시나봐요”라는 얘기를 종종 들어야 할 만큼 위상이 추락했다. 그런 LG에 최근 부활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해외에서 먼저 찾아왔다.

◆일본 독일에서 ‘호평’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닛케이(日經)BP컨설팅은 일본에서 유통되는 4세대(4G)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4종 가운데 LG전자의 ‘옵티머스 LTE’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발표했다. 고객 8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옵티머스 LTE가 3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 갤럭시S2 LTE(2위ㆍ32.3점)와 일본 제품인 후지쓰 애로우스(3위ㆍ32점), NEC 미디아스(4위ㆍ25.9점)를 제쳤다.

통신속도 디스플레이 기능 조작성 디자인 등 5개 분야 18개 항목 만족도 조사에서 LG 옵티머스 LTE는 특히 ‘고화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60.4점으로 평가받은 4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60점을 넘겼다.

독일에서도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커넥트(Connect)는 5월호에 게재한 스마트폰 평가에서 LG전자의 ‘옵티머스뷰’ ‘옵티머스 LTE’ 등 LTE 스마트폰 4종에 대해 모두 5점 만점을 줬다. 커넥트는 옵티머스뷰에 대해 4 대 3 화면비율의 5인치 대형화면을 갖추고 있어 웹서핑과 전자책 활용에 최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서 존재감 상실

LG전자는 스마트폰 이전에 많이 팔렸던 일반 휴대폰(피처폰)시장에서는 세계적인 강자였다. ‘블랙라벨 시리즈’처럼 LG전자라는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메가히트 모델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발매된 ‘옵티머스원’이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됐지만 보급형 모델이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 결과 LG전자의 모바일기기 사업부문(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09년 1조3349억원 흑자에서 이듬해 6540억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도 적자를 내 2년 연속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휴대폰 시장이 빠르게 바뀌었지만 LG전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가히트 내놓을까 주목

이런 상황에서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LG전자는 LTE 서비스 확산 시기에 맞춰 이르면 2분기부터 옵티머스뷰, 옵티머스 4X HD, 옵티머스 3D 큐브 등을 유럽 시장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조만간 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처럼 회사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키울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LG전자는 수익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28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들어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만성적인 적자 늪에서는 일단 벗어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