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침을 거듭해온 중소형주(株)가 낮아진 가격으로 다시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 속속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 전문가들은 지난 2월말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수익률 괴리율이 10%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낙폭이 지나치게 커져 앞으로 중소형주의 본격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영어교육 관련주 등이 매수 시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은 코스닥시장의 '수난시대'였다. 대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이 번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변동성이 커진 중소형주(株) 위주로 펀드 환매에 나서는 등 집중적으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중소형 주식시장은 봄처녀다'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제 중소형주들은 살 만한 가격대에 와있으며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3월 중반 이후 펀드 환매가 확산되면서 일반투자자들 역시 중소형주를 외면했고, 정부 당국의 신용 융자비율 축소 조치로 인해 스몰캡 시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더욱이 외국인과 기관도 종목 슬림화를 위해 대형주 집중매매로 돌아서 시장에 부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정 팀장은 "올들어 코스닥 지수는 최고치인 544.2(2월22일)를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약 11% 급락한 반면 코스피는 1.7% 수준 하락에 그쳐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미 코스피와 코스닥의 괴리도가 10%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소형주를 긍정적으로 봐야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그는 "무엇보다 단기 급락으로 인해 대형주에 비해 수익률 괴리도가 바닥권에 진입했고, 역사적으로 괴리도가 10% 이상일 경우 항상 2~3개월 이내에 단기 반등으로 수익률을 만회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또 낙폭 과대로 인한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도가 높아진 점과 전통적으로 5~6월 동안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좋았던 점도 긍정적인 투자지표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 10년 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상대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5~6월 중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우월했다"고 말했다.

최근 소몰캡 시장의 단기 가격조정이 '저가 매수'의 적기이며, 특히 영어교육 관련주에 베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문현식 NH농협증권 스몰캡 연구원은 "지난 한 달 간 코스닥 시장은 기관의 집중적인 매도세로 지속 하락했다"며 "이제 추가 조정은 저가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문 연구원은 특히 올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National English Ability Test)의 도입과 관련해 영어교육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NEAT는 기존의 읽기, 듣기와 더불어 말하기와 쓰기까지 테스트를 하는데 이는 영어교육이 문제풀이 중심에서 의사소통 중심 교육으로 전환되는 것을 뜻한다는 것.

문 연구원은 "새롭게 바뀌는 영어교육 체제에서 이미 준비가 완료된 청담러닝정상제이엘에스 등의 프리미엄 상장 어학원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NEAT는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채용 및 승진 평가에 활용돼 오던 TOEIC, TOEFL을 대체할 1급 시험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입시에 활용되는 2·3급 시험으로 나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2007년 7월 기본 계획을 수립한 이후 공청회와 예비 테스트 등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문 연구원은 "무엇보다 2·3급 시험은 수능영어 과목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며 "NEAT가 수능 영어과목을 대체해 대학 입시를 위한 필수관문이 되면 의사소통 중심 영어 교육의 보편화가 보다 강력하게 이루어지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